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15일] 기회의 땅 인도 시장

최근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인도. 인도에서도 남동부 타밀나두주의 주도(州都) 첸나이는 특별한 도시다. 100년 전 마드라스로 불린 이곳은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처음 발을 들여 놓고 무역을 시작했던 거점 항구도시다. 하지만 현재 첸나이의 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한국기업이다. 이곳에는 인도인들이 '마이카(my car)'를 꿈꾸는 차 '상트로(인도형 아토즈)'를 만드는 현대자동차 생산기지가 있다. 최근 기자가 첸나이를 방문했을 때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Welcome to the home of Huyndai(현대자동차의 고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인도의 소형차 가운데 가장 인기 있다는 상트로를 비롯해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는 광고는 현대차가 외국차의 이미지를 벗고 현지화에 성공했음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이 공장은 연 60만대에 달하는 생산체계를 갖추고 3교대로 24시간 일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인도 내수시장의 20.4%를 차지하고 인도 자동차 수출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단일 기업으로는 인도 최대의 자동차 수출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6년 인도에서 첫 삽을 뜬 이후 이 곳을 단순히 생산기지로 생각하지 않고 현지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한국의 기업이 아닌 인도 내의 한국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현재 인도시장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현대차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이 만든 우리 제품들이 일본의 도요타ㆍ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의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8월7일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정식 서명이 이뤄진 것은 우리 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들보다 계속 앞서나갈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기업들이 다른 나라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도시장에서 제2의 현대차ㆍ삼성전자 등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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