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007 시리즈 22번째 '퀀텀' 절반 촬영

007 시리즈 22번째인 ‘퀀텀(Quantum of Solace)‘이 최근 칠레의 해발 8,700피트 지점 아타카마 사막에서의 촬영이 끝나면서 영화 전체의 절반을 찍었다. 2006년 새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 주연 ‘카지노 로열’의 속편이 될 ‘퀀텀’은 오는 11월7일에 개봉될 예정이다. 역시 크레이그가 본드로 나오는 ‘퀀텀’은 칠레에 이어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의 현지 촬영 후 런던의 파인우드 스튜디오 촬영으로 마무리된다. ‘퀀텀’은 ‘카지노 로열’이 끝난 직후부터 얘기가 시작되는데 이 영화는 본드영화 사상 최초의 진정한 속편이랄 수 있다. 전편에서 애인 베스퍼 린드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잃은 본드는 새 영화에서 복수의 화신이 돼 자기가 잃은 것에 대한 보상과 위로를 받으려고 한다. 본드의 상대는 아타카마 사막에 부와 권력을 쥔 사람들을 위한 지하의 오아시스 ‘에코 호텔’의 주인 도미닉 그린(프랑스 배우 마티외 아말릭). 그러나 이 호텔은 도미닉이 남미 물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려는 음모의 위장물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본드걸 카밀로는 러시아 배우 올가 쿨리렌코(28)가 선정됐는데 영화에서 볼리비안과 러시안의 피가 섞인 프리랜서 첩보원인 카밀도 본드처럼 복수가 목적. 본드는 베스퍼를 잃은 상처 때문에 그리고 카밀은 부모를 잃은 데 대한 복수에만 전념하느라 이번에는 바람둥이 본드와 본드걸 간의 로맨스도 없다. 감독은 ‘네버랜드를 찾아서’와 ‘괴물의 무도회’ 및 ‘연 날리는 소녀들’을 연출한 마크 포스터. 제작자인 마이클 윌슨은 최근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민감한 드라마 위주의 포스터를 기용한 것은 대중적 액션영화에 깊이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제목은 007의 저자 이안 플레밍의 단편소설에서 따온 것으로, 스파이 얘기가 아니라 어느 한 쌍의 비극적 사랑에 관한 얘기를 누군가 본드에게 들려주는 내용으로 소설 내용과 영화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이번 본드의 특징은 오로지 의무로서 냉정히 살인을 하던 그가 복수와 살인에 대해 회의를 한다는 점. 크레이그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본드는 약점을 가진 상처 입은 사람으로 과거 영화들과 달리 그의 도덕적 측면이 강조될 것"이라며 “본드는 복수라는 감정의 잘못을 뒤늦게 깨닫고 그것을 올바르게 고칠 줄 아는 사람으로 묘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