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건설,신바람을 일으키자] '700억弗 엘도라도' 중동을 잡아라

1부 해외건설 활로가 뚫린다 (1)오일 달러가 움직인다

[해외건설,신바람을 일으키자] '700억弗 엘도라도' 중동을 잡아라 해외건설 활로가 뚫린다 (1)오일 달러가 움직인다고유가로 큰돈 벌어 잇단 대형사업 계획 이란·쿠웨이트 등서 40억弗 수주 전망국내업체 중복진출땐 출혈경쟁 가능성도 • '진짜 비즈니스'는 밤에 이뤄진다? 700억 달러에 달하는 중동지역 건설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유가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큰 돈을 벌어들인 중동 국가들이 자국의 토목 및 플랜트 건설사업에 대규모 오일 달러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동 14개국(터키 제외)중 레바논을 뺀 13개국은 142건 7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발주 중이거나 앞으로 2년 내에 발주할 예정이다. 이라크 사태 등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동 각국이 프로젝트 당 수 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 건설시장은 이미 전세계 건설업체들의 ‘포성 없는 전쟁터’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미국의 벡텔(Bechtel), 영국의 아멕(AMEC), 일본의 가네마츠를 비롯해 내노라 하는 유수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막강한 외교력과 재정지원을 등에 업고 이미 이 지역 건설시장의 60%이상을 확보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 40억 달러 이상 수주 가능= 선진국 기업들의 뜨거운 각축전 속에 국내 건설업체들도 시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국 정부의 든든한 후방 지원을 받고 있는 선진국 기업들에 비하면 턱없이 열악한 조건이지만 국내 건설업체들은 올 상반기에만 모두 19억7,566만 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중동지역에서 따내는 성과를 이뤘다. 또 최근 발주가 진행중인 88개 프로젝트(약 315억 달러 규모)중 86개(약 309억 달러 규모)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이중 상당수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향후 2~3년 내에 발주될 예정인 사업만도 54건 399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여 내년 말까지는 최소 40억 달러 이상의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준규 해외건설협회장은 “중동지역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성실성에 대한 발주처들의 평가가 높아 발주 물량의 10% 이상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ㆍ쿠웨이트ㆍUAE, 초미 관심지역 부상= 이란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3개국은 최근 초미의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3개국에서는 현재 40건 207억4,0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이 발주 중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시공사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중에서도 이란은 모두 82억 달러에 이르는 13개 사업을 발주 중이어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쿠웨이트는 14개 사업 70억 달러, UAE는 13개 사업 55억4,000만 달러의 사업을 발주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LG건설을 비沌?4~5개 국내 기업들은 이들 사업의 수주에 바짝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20억 달러 규모의 메머드급 프로젝트인 이란 아살류예지역의 사우스파 가스전 15ㆍ16단계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김호영 현대건설 해외사업본부장은 “사우스파 가스전 사업은 이란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프로젝트여서 해당 공사기간 내에 공정을 무사히 끝낼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의 시공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현대건설은 최근 사우스파 4~5단계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에 따라 현지 발주처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어 15~16단계 사업 수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내년 하반기 이후 건설사업 쏟아져= 단기적으로는 이란, 쿠웨이트, UAE가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주 경쟁의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총 8억2,0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한 10건의 사업만 발주 중이지만 향후 2~3년 내에 182억4.3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공사 12건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24억 달러에 달하는 라즈아즈(Raz-Az-Zawr) 담수ㆍ전력시설 건설사업과 2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쥬베일 아람코 독립 담수ㆍ전력시설 1~2단계 사업의 경우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등이 벌써부터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에 한창이다. 또 내년 중 아람코(ARAMCOㆍ사우디아라비아 석유공사)가 무려 40억 달러와 20억 달러에 달하는 라비(Rabigh) 석유화학단지와 쥬베일(Jubail) 산업단지 건설사업을 발주할 예정이어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경쟁사들의 동향과 입찰정?수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간 출혈 경쟁 주의보= 이처럼 밝은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의 중동지역 공략에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이는 국내 건설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이다.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 등은 국내 각 기업별로 텃밭을 다져놓고 있어 충돌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중동지역의 경우 유난스럽게 많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 복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국내 건설업체끼리 수주를 위해 입찰단가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등 덤핑경쟁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건설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 현재 발주가 진행되고 있는 중동의 72개 건설사업 중 이집트의 8,000만 달러짜리 소규모 사업 1건을 제외하면 모두 적게는 2곳에서 많게는 6곳의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복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쿠웨이트의 3억4,200만 달러짜리 플랜트 사업 수주를 놓고 소송까지 벌이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우상룡 LG건설 부사장은 “외국의 선진 기업들과 경쟁하기도 벅찬 마당에 그나마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마저 우리 기업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이는 상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중재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정구영(팀장)ㆍ이정배ㆍ박현욱ㆍ이종배ㆍ문병도ㆍ민병권ㆍ이혜진기자 입력시간 : 2004-08-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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