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보증금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 최대 2억 대출 보증

■ 개인·주거<br>불가피한 전·월세 해지때 집주인 부당한 요구 못하게 표준임대차계약서도 개정<br>보금자리론 대출조건 완화… 6억짜리 집 살때도 혜택… 저소득층 금융지원 확대도

지방의 한 신도시에서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정부는 28일 부동산 경기진작을 위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줄이고 권리는 강화하는 내용의 하반기 주택정책을 발표했다. /서울경제DB


정부는 하반기 중 주택 세입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고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우선 세입자가 집주인의 자금부족 등으로 인해 임대보증금을 제때에 돌려 받지 못해 이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를 풀어주기 위해 대출 보증을 1인당 최대 2억원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르면 오는 7월 말부터 개시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줌으로써 세입자가 급한 대로 이사에 필요한 보증금 등을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증금 환급을 지연 받고 있는 세입자는 자신의 소득요건에 관계 없이 이사 갈 집의 보증금 80%나 기존 거주 주택의 보증금 90% 중 낮은 금액을 2억원 한도까지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보증 받아 해당 공사가 지정한 은행에서 대출 받으면 된다. 세입자는 기존 주택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 받을 때 대출을 상환하면 된다. 보증수수료는 원금의 0.4~0.6%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입자가 근무지 이동 등 불가피한 사유로 만기 이전에 전ㆍ월세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집 주인이 부당한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표준임대차계약서도 개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세입자가 만기 이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집주인으로부터 후속 세입자를 구해와야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거나 월세 보증금에서 계약 만기까지 남은 월세만큼을 빼고 남은 금액만큼만 돌려주겠다는 요구를 받고는 했다"며 "이런 부당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표준계약서에 담겠다"고 설명했다.


서민의 내 집 마련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중 '우대형Ⅱ' 상품의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20년 만기 대출금리를 4.4%에서 4.2%로 낮추는 방안도 하반기에 실행된다. 대출조건별 완화 내용을 보면 ▦부부합산 소득 4,500만원 이하→5,000만원 이하 ▦주택 시가 3억원 이하→6억원 이하 ▦대출한도 1억원 이내(주택가격의 70% 이내)→2억원 이내(주택가격의 70%이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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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중소형 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도 이어진다. 특히 다세대ㆍ다가구에 대한 주택자금 융자를 지원할 경우 해당 주택의 규모에 따라 이자율을 차등 적용해 중ㆍ소형 일수록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게 관계당국자의 전언이다.

29일에는 새 집을 사는 과정에서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최대 3년간 일시적 2주택 보유자가 된 사람에게 비과세하고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3년 보유에서 2년 보유로 완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이 공포된다.

부채에 짓눌린 가계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들도 본격 실행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정부 금융 당국과 함께 저신용ㆍ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간접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 2005년에 산업은행을 통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지원했고 이를 바탕으로 캠코는 저신용자를 지원했던 경험이 있다. 2005년 당시 캠코는 주요 시중은행 등 30개 금융회사와 함께 '희망모아'라는 다중채무자 악성부채 구조조정 및 신용회복 지원기구를 만든 적이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올 하반기에 다시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는 대학 및 대학원생의 학자금 용도 고금리 채무(연 이자율 20% 이상)나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의 20~29세 청년의 고금리 채무를 미소금융의 연리 6.5% 대출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도 18일부터 개시했다. 전환 한도는 1인당 1,000만원이며 상담 창구는 전국 미소금융재단 지점과 신용회복위원회 지점이다.

아울러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ㆍ무신용, 혹은 기초수급 및 차상위계층 청년ㆍ대학생들에게 1인당 최대 300만원 한도에서 긴급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도 지난달 말부터 미소금융재단 지점에서 실시되고 있다. 대출금리는 4.5%이며 상환은 1년 거치 후 3년간 원금과 이자를 균등 납부하는 방식이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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