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삼성전자가 가야할 길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감이 대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 206조원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브랜드 가치로 볼 때 삼성전자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이 종전의 8조원~10조원에서 4조원으로 급락함으로써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4·4분기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 2조원은 애플의 26조원과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하드웨어·OS·플랫폼 삼위일체 필요

삼성전자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그동안 삼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에 주력해왔으나 중국의 샤오미 등 중저가폰이 등장하고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세계 시장 판매량과 점유율이 하락한 데 있다. 지난해 3·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유지했지만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의 32.1%에서 24.4%로 7.7%포인트나 급락했다. 판매량도 전년 동기 8,040만대에서 7,320만대로 급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부진이 일시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첫째 향후 수년간은 스마트폰 생산기술이 평준화되면서 중국·인도 등의 저가폰 등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은 가격경쟁이 치열한 치킨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으로서는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특단의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둘째 보다 근본적으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은 글로벌 사용자(유저)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구축해나가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G메일·유튜브, 애플은 아이튠 등을 통해 약 8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구글월넷·애플페이 등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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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알리바바·아마존·애플·삼성 세계 5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삼성전자만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구축이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은 스마트폰 생산, 운영체계(OS),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의 삼위일체로 나가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삼성도 타이젠이라는 자체개발 운영체계를 신형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활용 융합플랫폼 구축할 때

이러한 변화에 부응해 삼성은 인도·중국 등 중저가폰 시장에 진출하는 동시에 새로 출시될 2015년형 스마트TV와 스마트폰을 자동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구축, 하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으로 집의 가전기구들을 모니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을 선도적으로 구축해나간다는 전략임을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삼성은 미국의 IoT 플랫폼 개발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획기적인 구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스마트폰 제조라는 제조업의 한계에 머물고 있다. 방대한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융합플랫폼을 구축해야 스마트폰 제조와 융합플랫폼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승산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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