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벽잠 설쳤어도 행복했던 하루"

한국축구, 월드컵 16강 진출하던 날<br>출근시간·회의 늦추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br>'16강 흥분' 강에 뛰어든 대학생 한명 숨지기도

미스코리아 후보들도 동참 2010미스코리아 서울지역 예선 수상자들이 23일 새벽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열린 거리응원 에 나온 시민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다. /류효진기자

"오랜 만에 행복한 하루였다."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23일 국민들은 새벽잠을 설친 피곤함도 잊은 채 행복한 하루를 지냈다. 출근길 시민들의 얼굴에는 16강 진출의 기쁨으로 미소가 가득했고 길거리에서 붉은 옷을 입은 응원단을 만난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움을 나눴다. 거리응원전이 펼쳐진 COEX 근처의 사무실로 출근하던 오주영(29)씨는 "우리나라가 16강에 올라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은 온종일 기분이 좋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시청 인근으로 출근하는 박준권(56)씨도 "요즘 정치고 뭐고 우리나라에 제대로 되는 게 없는데 축구 하나는 참 시원하게 했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도 대부분이 휴대폰 DMB를 통해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다시 보거나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새벽의 흥분을 이어갔다. 직장에서는 온통 축구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고 점심시간에도 TV로 경기 하이라이트 등을 보며 16강 진출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이 새벽 경기를 보며 응원할 수 있도록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오전 회의를 연기했고 휴가를 내고 경기를 지켜본 뒤 휴식을 취한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IT업체에 다닌다는 정승민(28)씨는 "아침에 예정된 기획회의가 오후3시 이후로 미뤄졌다. 오전에 알아서 쉬면서 기력을 찾으라는 배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새벽시간에 열려 전국에서 157만명의 인파가 몰린 지난 아르헨티나전에 비해 거리응원을 한 숫자가 크게 적었다. 나이지리아전 거리응원에 참여한 인원은 전국적으로 5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이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오는 26일 오후11시에 펼쳐질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는 전국적으로 200만명 이상이 거리응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새벽 16강 진출의 기쁨을 참지 못하고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대학생 이모(20)씨가 대학 선후배 3명과 함께 강에 들어갔다가 혼자 물 밖에 나오지 못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약 15분 만에 구조했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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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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