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0월 27일] 휴대폰 개발만큼 보안도 중요하다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음에도 관련 사진이 먼저 유출돼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 최근 만난 LG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가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프라다폰의 후속 모델을 공개한 이유를 묻자 남긴 말이다. LG전자는 프라다폰2의 사양과 콘셉트 사진이 블로그로 인터넷에 유출되자 고심 끝에 제품을 일찍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도 인터넷사이트에서 본 콘셉트와 실제 모델이 거의 일치하자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폰인 옴니아의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자 서둘러 기자간담회를 하고 제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자사 전략폰 정보가 사전에 밖으로 알려지자 난감해 하고 있다.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최대한 핵심 정보를 감추려고 하지만 다양한 경로로 빠져나가는 것을 좀처럼 막기 어려워서다. 이는 자사 직원들이 외부 사이트에 게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동통신사 혹은 부품 협력 업체들과 출시를 준비할 때 제품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보 보안의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한 제조사가 특정 제품을 내놓으면 경쟁 업체들은 불과 3개월 만에 유사 모델로 대응할 수 있다. 정보가 미리 유출되면 그만큼 전략에 차질을 빚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음에도 정보가 하나둘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위한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사이트에서는 출시 예정 단말에 대한 기술정보가 제공되는 등 다양한 정보가 교류 되기 때문이다. 매년 맥월드나 개발자회의에서 아이폰과 아이팟 신제품을 발표하는 애플은 당일까지 철저히 제품 정보를 함구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CEO의 프리젠테이션은 항상 깜짝 발표가 된다. 국내 휴대폰업체들도 대내외적으로 보안 의식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나 둘 새어나가는 제품정보가 후에 기술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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