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10일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주민들의 강경 발언을 한 면에 걸쳐 소개하며 장성택 일당 뿌리 뽑기에 나섰다. 신문에 따르면 김성윤 북한 국가과학원 수학연구소 소장은 "감히 장성택 따위가 하늘의 해를 가리워 보자고 헛손질하다니 될 말인가"라고 밝혔다. 또 리영성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 열관리공은 "당장이라도 장성택과 그 일당의 멱살을 틀어잡고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고 성토했다.
진영일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직장장은 "그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강선으로 보내달라, 저 전기로 속에 몽땅 처넣고 흔적도 없이 불태워버려도 직성이 풀리지 않겠다"며 분노했다. 북한 주민들은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을 '미꾸라지' '쥐새끼 무리' '짐승' '인간오작품' '인간추물' 등에 비유하며 가차 없이 매도했다.
북한은 김정은 유일체제 강조에 힘을 쏟는 등 당원들의
충성 경쟁도 유도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는 김정은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의 조직사상적 통일을 강화해 나가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며 "불순분자, 현대판 종파들이 적발 숙청됨으로써 원수님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적 전일체가 더욱 강화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은 김정은 동지의 사상과 노선에 대한 무조건성의 정신을 지니고 원수님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야 한다"며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에 단결하며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맹렬하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공포분위기 조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은 "장성택 숙청은 김정은 체제의 불안함을 잘 보여준다"며 "권력층 인사들을 숙청하거나 처형하는 방식으로 권력기반을 공고화하려고 한다면 이는 그만큼 권력기반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이번 숙청이 김정은 정권이 전면적인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북한 최고위층 내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정치적 동요의 수준을 보여준다"며 "지금으로서는 권력층 인사들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장성택이 정치범 수용소행 이상의 무거운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성택 개인이 어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반종파·반혁명이면 최소한 정치범 수용소라든지 정상적 활동이 불가능한 게 대부분"이라며 "북한이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이완됐던 부분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사회 기강을 재확립하는 계기로 삼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우리 군은 이날 오후 최윤희 합참의장 주재로 합동참모회의를 갖고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함을 3척에서 6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지스함 추가 건조에는 약 4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며 2020년대 중반께에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에 따른 동북아 해상 분쟁 대비와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이지스함 추가 건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