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절주통해 18kg 감량…꾸준한 운동 등 자신과 싸움
| 고혈압은 한번 발병하면 쉽게 완치되지 않는 만성질환이다. 꾸준한 약물복용과 운동,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치료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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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한 번 발생하면 대부분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꾸준히 약물을 복용함과 동시에 올바른 식ㆍ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고혈압사업단’은 최근 고혈압 극복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절망을 안겨주었던 고혈압을 ‘인생을 동반자로’ 여기며 슬기롭게 극복해 각각 우수상과 장려상을 받은 홍성욱씨와 임수진씨의 수기를 요약했다. (전문 및 다른 사례들은 9일 오전9시부터 세브란스 병원에서 개최되는 ‘고혈압 극복 공모수기 및 건강강좌’를 통해 접할 수 있다.)
#1 저녁식사 양 조절 배고플땐 오이 먹어
홍성욱(50ㆍ남ㆍ충남 공주시)
7년전 내 나이 43살….
머리가 아프고 뒷머리가 땡기고 술을 먹고 잔 다음날 아침이면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났으나 그 당시에는 고혈압이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직업(굴삭기 운전)의 특성상 비가 오거나 일이 없는 날은 사람들과 모여 술을 먹는 등 불규칙한 일상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여동생이 혈압을 재보자고 해 측정한 결과 최고혈압 180, 최저혈압은 100이 나왔습니다. 여동생은 “당장 약물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겁을 주더군요.
혈압약을 처음 먹기 시작할 때 키는 165㎝, 체중 95㎏로 배가 많이 나왔었습니다. 맵고 짜고 자극성이 강한 음식을 좋아했고, 국, 찌개 등의 국물은 남김 없이 먹곤 했습니다. 또 젓갈류 등 짠 음식과 삼겹살 등 육식류를 많이 먹는 편이었습니다. 1주일에 3~4번 술을 먹고 담배는 매일 1갑씩 피웠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한쪽 입이 돌아가고 오른쪽 손은 마비가 돼 잘 움직여 지지가 않았습니다. 덜컥 겁이 나고 이러다가 평생 이렇게 살아가야 되나 싶더군요.
우선 운동과 저녁식사 양 조절을 통한 체중감량에 들어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의 이야기로는 체중 1kg 감량시 혈압이 수축기에 1.6mmHg, 이완기에 1.3mmHg 줄어 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 일찍 기상해 집 가까이에 있는 뒷산을 1시간 20분 정도씩 1주일에 네 번이상 올라갔습니다. 비가 오는 날 산에 못 올라 가면 공주대학교의 운동장을 15바퀴(6㎞) 돌았습니다.
아침과 점심은 평소와 같은 양을 먹고 저녁 식사량을 반으로 줄여 나갔습니다. 배가 고프면 오이를 1개씩을 먹었습니다.
2년이 흐른 지금은 77㎏으로 18㎏을 감량했고 허리둘레는 38인치에서 34인치로 줄었습니다. 또한 처에게 말해 젓갈류는 가능하면 사지 않도록 했습니다. 즐겨먹던 라면은 가급적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평소 싹싹 비웠던 국그릇에 국물을 반쯤은 남기며 1주일에 1~2번 정도 먹던 삼겹살도 한 달에 두 번이하로 줄였습니다.
대신 시골에 계신 어머님이 손수 농사지어 보내주시는 상추나 쑥갓, 깻잎, 오이, 호박 등 야채섭취를 늘렸습니다.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일 친한 친구와 함께 금연하기로 약속 했습니다. 만약에 담배를 피우다 들키면 50만원씩 벌금을 내기로 했지요.
그 결과 아침 저녁으로 먹었던 약의 용량도 줄어들었고 지금은 혈압도 110/80으로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가 28살에 결혼을 해 내 아내와 일생의 동반자가 되었듯이 43살에 나에게 다가온 고혈압 또한 앞으로 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내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고혈압 관리로 합병증을 막고 미래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나는 오늘도 뒷산에 오릅니다.
#2 격렬한 운동 피하고 산책 즐겨
임수진(22ㆍ여ㆍ서울 성북구)
5년 전쯤이다. 큰 이모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수진아, 큰일이다. 이모가 쓰러졌어! 빨리 병원으로 와!”
그 당시 집 증축 문제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던 이모는 급기야 건축가들과 말다툼을 벌였고, 큰 소리로 싸우던 이모가 급기야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 갔던 이모는 다행히 곧 깨어났습니다. 의사는 그나마 혈압 약을 꾸준히 먹은 것이 최악의 상황은 면케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모는 매 끼니마다 혈압을 낮춰주는 데 효과 있는 양파를 식단에 올려놓았고 고구마를 간식으로 즐겼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양파 껍질을 물에 푹 삶아 그 물을 매일 마셨으며 고혈압에 좋다는 천마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원을 산책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고 요가도 열심히 했습니다. 이모는 철저하게 합병증을 예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고혈압환자인 우리 엄마. 얼마 전 산을 타다가 심장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다음에야 병원에 찾은 엄마는 혈압이 180에 120까지 올라갔었습니다. 그제야 부랴부랴 혈압에 대해 신경을 쓰고 식단을 연구하는 엄마. 엄마는 지금 혈압 약 말고도 아스피린(혈액을 원활히 흐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도 함께 복용하고 있습니다.
짜게 먹던 식습관 대신 나트륨을 3분의1 가량 줄이도록 식단을 좀 싱겁게 바꾸고 육식위주에서 채식위주로 전환했습니다. 아침마다 당근과 사과를 생즙으로 갈아 마셨습니다. 고기대신 육질과 맛이 비슷한 버섯으로 대체했고 가지 볶음과 상추, 양파를 항상 챙겨서 드십니다.
평소 산을 좋아하셨던 엄마는 이제는 산행 대신(무리한 등산과 스쿼시 같은 격렬한 운동은 혈압에 안 좋다고 한다) 산책로를 따라 도보를 즐깁니다.
이미 쓰러지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늦습니다. 늦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이 아무리 고조 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의 몸을 돌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