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여당의 참패로 끝난 5ㆍ31 지방선거 결과를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첫 공식반응을 내놓았다.
선거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일방적으로 당한 처참한 결과에 국정의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뭐라고 변명을 해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띤 이번 선거에서 무섭게 나타난 민의를 앞으로 경제 등 국정운영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야 한다.
민심은 하늘 보다 무섭다 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내각책임제 같으면 내각이 총사퇴 해야 할 정권불신임에 해당한다. 아무리 여당과 거리를 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당 스스로도 오만과 독선으로 비친 것을 사과한 바 있지만 그 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등의 많은 정책이 민의와는 동떨어진 바가 많았음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정책이다. 부동산값을 안정시킨다고 하면서 각종 개발로 땅값을 올려 놓아 아파트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바로 정부다. 이에 대한 정책 검토는 하지 않고 아파트 및 땅값이 뛴다고 ‘세금폭탄’도 부족해 국민을 상대로 거품붕괴 등 연이은 으름장으로 공포분위기까지 조성해 중산층은 물론 서민까지 말과 이미지만 앞세우는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노 대통령은 “그 동안 추진해온 정책과제를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 등 국정운영의 틀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원고와 고유가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는 긍정적인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다 양극화 문제를 부각시킴에 따른 사회의 반기업정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투자환경개선, 성장잠재력 확충 및 반기업정서 해소를 통한 경기회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선거결과처럼 한 정당으로의 지나친 쏠림 현상도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정부가 독선과 오만으로 민의와 동떨어진 행보를 하는 것은 더 불행이다. 참담한 선거결과를 거울 삼아 국정운영을 새롭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