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치 '경영귀재' 명성 상처

GE인수 물거품 '워털루 전투패배' 평가합병끝난후 '멋있는 은퇴'계획도 수포로 '워털루 전투의 패배.' 미국의 언론들은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스(GE) 회장의 하니웰 인수가 다국적 유럽연합(EU)에 의해 좌절된 것을 나폴레옹이 반프랑스 연합군에 패배한 역사적 사실에 비유했다. 웰치 회장은 그가 손대는 사업은 반드시 성공하는 '마이더스 손'의 소유자로, 한때 경제전문잡지인 포천지에 의해 '세기의 경영인'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년전 130억 달러에 불과하던 회사의 시가총액을 4,900억 달러로 불려 주주들에게 무오류의 신과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난 4월로 예정된 은퇴 정년을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밀어부친 하니웰 인수 건은 잘못된 판단력과 무모한 추진력이 빚어낸 결과였다. 잭 웰치의 경영철학은 '1등 주의'에 있다. GE의 많은 사업부문 가운데 세계에서 1등을 하지 않은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비용만 축내는 관리직 직원을 대폭 정리했다. 지난 20년 동안 그의 1등주의 철학은 대부분 성공했다. 은퇴 직전에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가 하니웰 인수를 시도, 업계의 선두를 노리자, 그는 마지막 자존심을 불태웠다. GE의 사업을 전구에서 항공기 엔진, 방송사까지 문어발식으로 확장한 그는 하니웰까지 인수, 세계 시장 석권을 노렸다. 지난해 10월 그는 세계 최대의 합병을 성사시킴으로써 자신의 경영일생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CEO 자리를 스스로 연장했다. 당시엔 유럽이 반대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타협을 할줄 몰랐던 웰치 회장은 끝내 EU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에 그의 마지막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실패로 웰치 회장은 그의 부하에게서도 신망을 잃었다. 그는 연말에 물러난 후에도 고문으로 남아 경영을 자문하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후임 CEO로 내정된 제프리 이멜트는 "웰치는 나의 스승이지만, 그가 GE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수 있는 것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라고 못밖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GE 계열사인 NBC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일찍이 고향으로 돌아가 영웅으로 살았어야 했다"며 "(CEO 자리를 연장한 것은) 스스로 밧줄에 목을 들이민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웰치 회장은 미국 역사상 최대인 710만 달러의 선불을 받고 연말에 발간 예정으로 회고록을 집필중이다. 미국인들은 그가 회고록의 마지막장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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