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경제TV SEN] '우물 안 개구리' 맥주업계 점유율 놓고 소모전


[앵커]

국산 맥주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2~3개 정도 밖에 생각나는게 없으실 텐데요. 몇몇 업체가 독과점을 하다 보니, 상호 신경전이 끊이지 않는 모습입다. 다양한 맛의 제품을 앞세운 수입 맥주들은 국내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데, 국내 업계는 ‘우물 안 싸움’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카스의 ‘소독약 냄새’ 논란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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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6월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카스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며 “가임기 여성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시설 노후로 소독약이 헹궈지지 않았다”는 등의 루머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오비맥주는 지난 달 5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직원 2명이 관련된 사실이 포착됐고 경찰은 지난 3일 하이트진로의 서울 서초동 사옥과 대전 대리점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개인의 문제일 뿐 회사 차원의 개입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국내 주류업계에서 경쟁사 간 비방전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은 롯데주류 ‘처음처럼’에 쓰이는 알칼리 환원수가 건강에 해롭다고 비방한 혐의로 지난 달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 4월에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서 경유 냄새가 난다는 루머를 퍼뜨린 롯데주류 임직원들이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하이트가 오비맥주를 ‘외국자본의 먹튀’ 사례라고 비방 광고를 하다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상호 비방에 열을 올리는 사이 소비자들은 점차 수입 맥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3년 전 한 자릿수에 머무르던 대형마트의 수입 맥주 점유율은 올해 들어 20%를 넘어섰습니다. 또 지난 4월 출시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닻을 올린 지 반년도 안돼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기존의 국산 맥주를 마시면서도 꾸준히 대안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입니다.

[스탠딩]

국산 맥주 업체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사이 그동안 맛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국산맥주를 지지해왔던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을 찾아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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