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엔고/한국증시 영향] 대우쇼크 씻고 하반기 상승견인

투자자들 사이에는 엔고현상이 지난 80년대 중반 및 95년과 마찬가지로 한국경제를 회생시키는 보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조선,철강,반도체, 가전 등 주요 수출업종주에는 사자 주문이 몰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빠른 일본경기의 회복세로 엔달러 환율이 연내 110엔대를 하향돌파할 것이라며 상장제조업체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엔고는 시중금리 상승,국제 유가 속등의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증시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 증시에 엔고 대박이 터진다』는 희망섞인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엔화 연내 110엔 하향돌파 예상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엔고를 용인한 지난 85년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 미국정부가 사실상 엔고를 용인할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 유남길(劉南吉) 바이코리아 조사팀 부장은 『올해 미국 무역적자가 GDP대비 3%수준을 넘어 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은 비율은 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1·4분기 일본경제가 당초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를 뒤엎고 1.4%의 성장한 것과 남미 경제가 다시 불안해지는 점도 엔강세 지속의 배경으로 꼽혔다. 대우경제 연구소 구용욱(具勇旭) 선임연구원은 『미금리 인상으로 미일간 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엔화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초과수익을 바라고 미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일시적으로 일본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 실적 장세 이끌 듯 LG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엔달러 환율이 10% 절상되고 이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경제성장률이 1.4%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또 같은 가정에서 수출과 수입은 각각 4.6%,2.6% 증가해 엔고가 무역수지 개선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했던 이근태(李根邰) 책임연구원은 『올해 엔화 추이를 정확하게 전망할수 없기 때문에 엔고 효과에 대한 예상치를 낼수는 없으나 내년이후 경제성장률과 무역수지의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엔고로 인한 거시경제적 효과가 이미 개별기업의 실적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홍석(徐弘錫) 대신경제연구소 부장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중형차 위주로 유럽및 미국등지로 수출물량이 늘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3,00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지만 조만간 이같은 예상치를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노사분규로 331억원의 적자를 봤다. 삼성전자 리서치센터 김경중과장은 『포항제철의 경우 저금리로 평균차입금리가 크게 내려가 상반기 순이익을 상향조정했다』며 『엔고등 주변환경이 양호해 이회사의 주가가 24만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관투자가 엔고 수혜주 사자 나서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엔고수혜주를 집중적으로 매집하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거래량이 월간기준으로는 사상최고치인 2억6,000만주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으며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전관,LG전자 등도 기관의 매수가 집중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투신운용의 최남철(崔南哲)부장은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주식시장이 유동성 장세를 마치고 실적장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실적호전이 확인되는 수출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대세상승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투신의 김명달(金明達) 주식투자부장은 『지난달부터 엔고등에 힘입어 실적호전이 가시화된 종목을 집중적으로 편입해왔다』고 밝혔다. 金부장은 『대우문제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주식시장이 엔고를 바탕으로 안정세를 되찾은 것같다』며 『실적 예상치를 바탕으로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급격한 등락 없이 꾸준히 오를 듯 전문가들은 지난주 대우쇼크로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주식형 수익증권과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잔고가 각각 8,069억원, 6,268억원 늘어난 점을 중요시하고 있다. 대우쇼크로 투자심리가 불안해져 자금 유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 주식영업관계자들은 엔고로 기업실적이 나아지는 것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불안해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엔고를 확인하고 선물매도포지션확대를 자제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한주동안 1만계약이상의 선물을 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초인 2일 1,899계약을 순매수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간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헤징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용운기자DRAGON@SED.CO.KR

관련기사



강용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