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바닥론포함 시장신뢰 꾸준히 개선뉴욕 증시 상승세가 일단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에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내년초 조기 경기회복론이 시장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데다 뉴욕 월가를 폐허로 만들었던 알카에다 테러조직이 와해직전에 있다는 사실이 시장 신뢰감을 회복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추수감사절(22일)이 끼어 있어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은 4일동안만 개장하며, 23일에는 상품 거래시장이 휴장한다.
추수감사절을 계기로 미국은 연말 소비의 특수 시즌이 시작되고, 뉴욕 월가의 주요 투자자들은 장기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전형적인 홀리데이 랠리가 예상된다.
올해는 경기가 나빠 주식 투자자들이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주가를 바짝 올려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시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우존스 지수는 이번주에 심리적 경계선인 1만 포인트를 회복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이고, 나스닥 지수는 1,900 포인트를 넘어 2,000선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칩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보다 나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기술주들이 최근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형성되면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주초인 12일에 아메리칸 항공 소속 여객기가 뉴욕에서 추락, 제2테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들이 발표되고, 아프간 수도 카불이 반군에 의해 점령됐다는 소식으로 강력하게 주가가 올라갔다. 지난주 다우존스 지수는 2.7%, 나스닥 지수는 3.8% 각각 상승했다.
이번주에는 ▲ 신규주택 건설동향(10월) ▲ 국제무역 동향(9월) ▲ 산업선행지수(10월)등의 지표가 발표되며 ▲ 암젠 ▲ 타깃등의 분기 실적이 공개되는데, 이들 지표와 실적에서 경기 회복의 증거들이 나타나는지가 주목된다.
이번주 또다른 관심은 미국 국채(TB) 시장이 안정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월가의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주에 TB 금리가 0.5% 포인트 이상 급등, 채권시장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주에는 TB 가격 급락으로 은행주들이 일제히 하락함으로써 주가 상승을 억제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TB 가격 안정이 주식시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신뢰감 회복
아프간 반군이 카불에 이어 칸다하르, 잘랄라바드 등 대부분의 주요도시를 점령함으로서 탈레반 정권이 와해직전에 있는 상황과 테러집단인 알카에다의 총책 오사마 빈 라덴을 잡느냐 여부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심장부에 테러공격을 받았던 뉴욕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시장 분위기가 전쟁 승리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며, "시장 불안이 제거됨에 따라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유동성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인식되던 미 재무부채권(TB) 가격이 지난주 폭락하고, 미국 국채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주식을 비롯, 정크본드, 이머징마켓 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으로 옮겨갔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승리했을 때 주가가 15% 상승했던 것처럼 당분간 주식시장의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걸프전때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번에는 석유생산국 카르텔이 감산을 약속했음에도 불구,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하락하고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
◆ 기업 부문의 호재
미국 반도체 업계의 선두주자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반도체 시장의 바닥이 지나가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지난 1년간 죽을 쑤던 사업이 앞으로 개선될 것임을 시사했다.
게다가 9.11 테러 이후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3분기 영업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기대됐던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미국 최대 할인체인점인 월마트는 지난 분기에 8.2%, 가정용품 판매업체인 홈데포는 20%의 수익 신장을 각각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3,000억 달러의 손해를 본 의류 판매업체인 JC 페니도 3,1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컴팩 컴퓨터와의 합병 선언이후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던 휴렛 패커드도 4분기 실적 호전을 발표함으로써 모처럼 주가가 회복됐다. 델 컴퓨터도 4분기엔 보다 낳은 매출과 수익을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실적 호전으로 모든 기업의 실적이 좋다고 판단할 수 없다. 오러클은 월가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예상했고, 그동안 큰소리치던 시스코 시스템의 존 체임버스 사장은 앞으로 2년간은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