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ITU텔레콤아시아의 3苦

정보산업부 정두환기자

“정보기술(IT) 경기침체에 중국 업체들의 외면, 거기에 태풍까지….”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지난 6일 개막된 국제전기통신연합(ITU)텔레콤아시아 관계자들은 대회 초반부터 얼굴이 그리 밝지 않다. 행사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데다 태풍 ‘송다’가 남해안 지방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와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 조직위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 등 해외 유력 인사들도 태풍 탓에 방한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태풍 못지않게 이번 전시회를 맥 빠지게 하는 것은 전시장에 선보인 각 업체들의 제품들이다. 규모도 규모지만 개별 업체들이 내놓은 전시 품목도 ‘기대 이하’라는 게 전시장을 둘러본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출품된 제품이나 서비스 대부분이 이미 선보였던 것들로 새로운 것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한 관람객은 “전시회라면 뭔가 새로운 것들을 선보여야 하는데 그런 신선함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은 관람객을 끌기 위해 제품 자체보다는 각종 눈요깃거리 등 이벤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ITU텔레콤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치열한 첨단제품 경쟁을 벌여온 일본 업체들의 전시장은 무성의하다 싶을 정도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도 대부분 내국인들이어서 국제행사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그나마 KTㆍ삼성전자 등 몇몇 부스에만 관람객이 몰려들 뿐 상당수 부스들은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행사 진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유롭게 잡담을 즐기는 모습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프레스 센터에도 외국 기자들은 서너 명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시회가 초라해진 것은 중국 업체들의 외면 때문. 조직위가 예상한 10개 가운데 절반인 5개 업체만 참여했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는데 행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는 게 전시회를 둘러본 관람객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성공적인 전시회는 단순히 사람을 끌어모으고 부스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며 “이번 전시회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시회장 밖에 몰아치는 태풍을 바라보면서 “날씨마저 행사를 안돕네”라며 혼잣말하는 조직위 직원의 모습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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