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 인상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물론 은행권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고는 있다. 하지만 이는 전반적인 예금 기준 금리가 아니라 일부 특별판매 상품이나 우량 고객에게만 주어지는 영업점장 우대 금리에만 한정돼 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여신 금리 전반을 인상하는 추세와 대비된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최근 한시적인 특판상품의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2일부터 2년제와 3년제의 ‘프리스타일’ 정기예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한다. 3년제 금리는 연 5.5%(세전)이고 2년제 정기예금은 5.0%(세전)다. 국민은행은 1년 만기 ‘수퍼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 최고금리를 3.8%로 지난 3ㆍ10일 각각 0.1%포인트씩 올렸다. 올 5월 말과 비교하면 0.45%포인트 높다. 신한은행도 이달부터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3.70%로 7월보다 0.2%포인트 높였다. 하나은행도 최근 인터넷 전용상품 ‘e-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고객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 출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기업고객을 상대로 금 가격 연동 예금인 ‘커머더티 프론티어 정기예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식에 이어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게 수순”이라며 “원자재 가격도 올 하반기 조정을 거쳐 연말에는 오를 것으로 보고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이달 중으로 ‘녹색자전거 정기예금(가칭)’을 내놓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올 하반기 자전거보험 정기예금과 LED 관련 대출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의 인상은 시중금리의 상승을 반영했다기보다는 지난해 하반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의 만기에 맞춰 자금을 다시 유치하고 증권사 CMA로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며 “당분간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특판상품의 금리만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