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반토막 난 엔터주 울고싶어라

엔저로 실적 급추락<br>이익전망도 불투명<br>투자심리 얼어붙어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승승장구 하던 엔터주들이 불과 2개월여만에 나락으로 떨어지며 주가가 반토막 났다. 전문가들 역시 엔터주에 대해 이익가시성이 불투명하다며 주가 회복 전망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은 전날 보다 3.16% 떨어진 3만3,700원에 마감됐다.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에스엠은 지난 4월 17일 5만원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두 달여만에 3만원대로 추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4월 17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9만원대까지 치솟던 주가가 최근 5만원대로 추락하며 단기 50% 가량 하락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기간 5,000원대에서 4,0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주가 하락은 연예인 주식부자들의 자산가치도 급락시켰다.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7일 기준 보유주식 가치는 총 1,927억원으로 올해 초보다 300억원 가까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이수만 에스엠 회장 역시 연초 1,950억원에서 1,401억원으로 무려 549억원 가량 감소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도 73억원에서 63억원으로 올 들어 11억원 가량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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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에 대한 주가 하락은 우선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에스엠의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억7,600만원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2.1%나 감소했다. 또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1·4분기 9억3,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체면치레하며 1·4분기 영업이익이 62억9,100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엔터주의 실적 악화는 최근 엔저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모두 해외 매출의 80% 이상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사업구조상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올해 엔저현상에 따라 매출의 절반 정도가 엔화에 대한 환차손에 그대로 노출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본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은 제약되고 있다. 지난 18일 에스엠이 동방신기의 일본 공연 호황에 주가가 반짝 상승하며 9% 가량 올랐지만 하루만에 다시 하락전환했다. 하반기 엔터기업들의 대표 연예인들이 일본발 공연을 잇따라 준비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심리를 회복시키진 못하고 있다.

지 연구원은 "일본 시장이 워낙 커 해외 매출 비중이 편중된 것은 어차피 안고 가야 할 문제"라며 "엔저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고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돌발악재도 엔터주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변두섭 예당 회장의 죽음과 배임횡령건이 이슈화되면서 엔터기업들에 대한 기업투명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던져지고 있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엔터주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이유는 이익 가시성과 신뢰 문제"라며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몇몇 이벤트에 의존하고 있고 기업투명성이 다소 떨어지다 보니 조정을 받는 장세에서 더욱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성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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