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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이지송式 개혁' 빛났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부실 털어내고 폐광촌 임대아파트 등 공적역할도 결실<br>"새로운 공기업 성공모델 제시했다" 평가


출범 당시 '부실 공룡'으로 불리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대금 회수로 빠르게 부실을 털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공공사업은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공기업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지송 사장식 개혁이 곳곳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지난 26일.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결제와 보고를 받은 뒤 승합차 편으로 두 시간 거리인 세종시로 달려갔다. 첫마을 아파트 입주와 진입도로 개통 상황을 점검한 이 사장은 서둘러 충남 보령 성주면으로 이동했다. 폐광지역에 짓는 공공임대주택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종시와 성주 공공임대사업은 경영 정상화와 공적 역할 확대라는 두 목표를 추구하는 이 사장의 경영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LH는 올해 세종시에서만 22필지 5,889억원어치에 달하는 아파트 용지를 팔았다. 매출 증대에 톡톡히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보령 성주에 짓는 임대아파트는 70가구에 불과하다. 시쳇말로 '돈이 안 되는' 사업장이다. 하지만 평소 "경영 정상화의 틀이 잡히면 공적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온 이 사장에게 폐광촌 임대아파트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공언했던 공적 역할 확대의 의지를 담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29일 LH에 따르면 올해 이 회사의 총 부채는 13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만만찮은 금액이지만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LH의 부채는 통합 전인 지난 2008년 85조8,000억원에서 통합 후인 2009년 109조2,000억원, 지난해 125조4,700억원 등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반면 올해는 5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는 금융부채 증가폭도 현저하게 줄었다. LH의 올해 예상 금융부채는 약 98조원. 지난해 90조7,000억원에 비해 7조3,000억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금융부채 증가액이 15조6,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 금융부채 비율은 348%로 지난해 405%에 비해 5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LH의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한데다 토지ㆍ주택 판매대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면서 빚을 덜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사적인 판매촉진활동을 통해 토지ㆍ주택 판매를 크게 늘렸다. 지난달까지 토지 9조6,200억원, 주택 6조5,694억원 등 16조원이 넘는 판매실적을 올려 이미 지난해 실적(13조3,20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판매대금도 11월까지 14조5,000억원이나 회수했다. 연말까지 4조원가량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 판매를 통한 현금 확보로 채권발행 부담도 줄어들었다. 새 빚을 내지만 원리금도 차곡차곡 갚아나가고 있다. 지난해 8조원이던 원리금 상환액이 올해는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LH의 경영 정상화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빠르게 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H의 한 관계자는 "경영구조 개선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당초 2017년으로 예상됐던 금융부채 감소 시기가 2014년으로 앞당겨질 것 같다"며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부실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떨쳐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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