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퍼스는 사모펀드 및 부동산 파트너들과 맺은 계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식 매도를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캘퍼스 투자위원회는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현금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위원회는 일부 투자담당 직원들이 우려를 표명한 이후 현금 확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캘퍼스는 통상 보유 자산 중 현금 비중을 2%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WSJ은 "이는 연기금들이 최근 금융위기와 주가 폭락으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시장 상황이 캘퍼스가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부동산 및 다른 투자 부문에서도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신속하게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내다 팔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연기금들도 고객들과 비슷한 계약을 체결한데다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확보를 위해 급하게 매도한 주식은 캘퍼스의 주식 평가손실을 실제 손실로 바꿔 놓았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연기금 펀드들은 지난 회계연도(2006년 7월~2007년 6월) 평균 5.1의 손실을 기록했다. 캘퍼스도 지난 6월 마감된 회계연도에 2.4%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캘퍼스의 문제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캘퍼스는 현재 미국의 전현직 공무원 160만명의 퇴직금을 관리하고 있는 최대 연기금이다. 따라서 캘퍼스의 손실이 커지면 공무원들의 생활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캘퍼스는 자산급감에 대한 대비책으로 공무원들이 부담하는 연금 기여율을 2~4%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이중고가 될 전망이다. 한편 캘퍼스의 자산규모는 지난 22일 현재 1,888억 달러로 지난 6월말 보다 21%가 줄어들었다. 캘퍼스는 지난 8월말 현재 자산의 약 63%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 대상도 전세계 곳곳에 펴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