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건설회사 '법정관리 공포' 커진다

용산개발 좌초 등 침체 골 심화<br>올 사흘에 한 개사 꼴로 무너져<br>3월 결산기 후 신청 크게 늘듯


3월말 결산기를 앞두고 국내 건설회사들이 회생절차(법정관리)라는 벼랑에 몰릴 수 있다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들어 이미 16개 건설사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한 상황에서 용산개발 좌초라는 복병까지 만난데다 통상 3월말 결산 이후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급증한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회생절차 신청에 나선 국내 기업은 총 45개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건설사는 16곳으로 전체의 3분의 1 가량에 달한다. 올해 휴일을 제외하고 49일이 지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사흘에 한 개사 꼴로 무너졌다.


건설사들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지난 해부터 본격화됐다. 2010년 53개사에서 2011년 39개사로 다소 줄기도 했으나 지난 해 78개사로 급증했다. 2010년 이후 지난 해까지만 해도 전체 회생절차 기업 가운데 건설회사는 제조회사(87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나 올해는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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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 들어 용산개발이 좌초되는 등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이 한층 깊어지고 있어 국내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여기에 자금조달 측면에서 대ㆍ중소기업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극에 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가 몰아치면서 올 들어 회생절차 개시를 선언하는 곳들이 예년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는 부분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측 관계자는 “지난해 회생절차 개시 신청 회사가 역대 최고치인 266개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3월말 결산 이전은 45개에 불과했다”며 “통상 결산이 끝나는 3월 말 이후에 기업들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본격화되는 만큼 앞으로 신청 회사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과 해운업계의 자금조달 여건이 특히 나쁘다”며 “건설업계의 경우 용산 개발사업이 실패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직면하는 등 상황이 더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해부터 건설사가 위기에 직면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사인 신일건업ㆍ남광토건ㆍ삼환기업ㆍ벽산건설ㆍ범양건양 등 5개사가 회생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비상장회사의 경우 국제건설ㆍ극동건설ㆍ풍림산업 등도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올해 들어서는 2월15일 한일건설이 회생절차 개시를 선언했고, 코오롱글로벌의 피보증법인인 이데아건설은 지난 13일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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