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 "이광재의원이 철도청에 유전사업 제의"

"감사원 작년 11월 감사 도중 중단" 주장<br>철도공사·감사원 내부문서 제시, 이의원측 "황당한 소리"

한나라당은 10일 철도청(현 철도공사)의러시아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과 관련,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이 철도청에 사업참여를 제의했다고 주장하며 철도청의 내부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또 감사원이 이미 작년 11월 이번 사업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출과정의 문제점을 포착, 특별감사에 착수했으나 도중에 이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러시아 유전개발의혹진상조사단은 이날 오전 염창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년 8월12일자로 작성된 `사할린 유전.정유 및 북한 건자재 채취사업 참여'이라는 제목의 철도청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당시 신광순 차장 등 철도청 고위간부들이 참여한 사할린 유전.정유사업에 대한설명.토론회 내용을 정리한 이 문건에 따르면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이 "유전참여동기는 이 사업을 주도하는 외교안보위(이광재 의원)에서 청에 사업참여를 제의, RISK(리스크.위험) 보상 차원에서 북한 건자재 채취사업 참여를 역제의한 상태(유전사업불참시 건자재 사업은 포기)"라고 언급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문건은 또 "유전사업은 하이앤드사와 석유공사가 공동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지분율 다툼으로 석유공사가 불참 표명"이라면서 "철도교통진행재단이 참여토록 하고 소요자금 390억원은 우리은행에서 철도청 간접보증 조건으로 대출"이라고 명시했다. 조사단장인 권영세(權寧世) 전략기획위원장은 "보고서 내용을 보면 이광재 의원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깊숙이 관여한 게 확실하다"면서 "북한 건자재 사업과 관련, (여권인사) 다수가 개입했을 개연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철도청 문건에는 `외교안보위(이광재 의원)'로 적혀 있으나 국회 상임위에는 `외교안보위'라는 명칭이 없고, 실제로 이 의원은 `산업자원위' 소속이어서 일부 보고내용은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은 또 작년 11월30일자로 감사원이 우리은행에 보낸 `감사자료 제출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감사원은 문건에서 우리은행측에 "코리아쿠르드오일(주)로부터 러시아 유전 및정유회사인 페드로사 인수를 위한 외화차입을 요청받고서 2004.10.4 계약금 620만불을 대출, 지급한 관련서류 사본 일체를 2004.12.1(수)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권 위원장은 "이를 토대로 볼 때 감사원은 이미 작년 11월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뒤늦게 감사에 착수한것으로 미뤄볼 때 당초 작년 12월에 감사를 시작했다가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어 작년 9월16일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사업 카운터파트인 알파에코사가 계약금 납입을 최종통보하기 위해 철도청 계약대행사인 법무법인 W사에 보낸팩스도 공개했다. 권 위원장은 "팩스에 따르면 수신자 중 한 사람이 `헤이젤 서'로 돼 있는데 이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서혜석 의원"이라면서 "법무법인 W사의 고문이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후원회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광재 의원측은 "한마디로 황당한 소리"라면서 "(문건이 작성된) 작년 8월에는 사업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왕 본부장이란 사람도 몰랐다. 북한 건자재사업이라는 것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측은 "한나라당은 철도청이 누구로부터 제의를 받고 누구에게 (북한 건자재사업을) 역제의 했는지를 분명히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안용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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