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술적 반등 요인이 가세하면서 두자리수에 가까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국제유가 급등 등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물가 안정세에도 금이 가고 있다.더욱이 수입이 38%를 넘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250억달러인 올해 무역수지 흑자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정부가 거시지표 전반에 대한 중간 보완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물가 움직임 심상치 않다= 지난 5월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던 소비자 물가가 한달만에 1%나 올랐다는 사실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올들어 8월까지의 평균물가가 0.7% 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한달에 1%씩(연율 12%) 물가가 오를 경우 정부의 장담과 달리 저물가 기조가 급격히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가인상 요인이 있는 철도, 고속도로, 전기, 전화 등 각종 공공요금이 하반기중 단계적으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향후 물가 움직임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8월 소비자물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태풍, 집중호우등 기상재해에 따라 농축산물 가격이 6.8% 급등했기 때문. 여기에다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뛰어 오르면서 유가가 전달에 비해 1.2%나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농축수산물이 기여한 비중은 0.95%포인트, 석유류는 0.07%포인트였다.
8월 한달간의 물가 움직임을 가지고 전체 저물가기조가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다 공공요금인상과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회복 등 저물가 기조를 위협할만한 복병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갑·전세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물가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
◇수입은 토끼, 수출은 거북이= 수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흑자 축소가 우려된다.
수출이 완만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수입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250억달러 무역흑자 목표 달성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지난 8월중 수출은 11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97억900만달러에 비해 17.8%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71억1,800만달러에서 98억7,800만달러로 무려 38.8%나 급증했다.
지난 98년 한해동안 평균 35.5%가 감소했던 수입은 지난 3월 전년동기 대비 12.3%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증가세로 돌아서 5월 24.6%, 6월 27.3%, 7월 38.3%에 이어 8월들어 38.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입증가 속도에 대해 산자부는 『최근 제조업 가동률이 정상을 되찾고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지극히 정상적인 수순』이라며 『올 무역수지 흑자목표 250억달러 달성은 무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증가율간의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 향후 무역수지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 수출입동향을 분석한 결과 수입원자재의 국제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절대적인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 흑자폭을 축소시켰다며 총체적인 수입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국은행 역시 식료품등 직접 소비재, 내구소비재 및 소비관련 자본재 수입의 증가세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무역수지에 적신호를 던지고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달 무역수지는 15억6,000만달러에 그쳐 지난 1월 6억달러에 이어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종석기자J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