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판화 작품 구입을 위해서는 따져야 할 것이 많다. 특히 대량 인쇄한 ‘아트 프린트’나 작가의 사인이 없는 작품이 정품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비싼 ‘짝퉁’을 구입할 수도 있다. 판화를 구입할 때는 가격대, 제작 기법, 에디션 규모, 작가사인 유무 등을 살펴야 한다.
◇제작기법에 따라 가격 차이=판화기법에는 크게 ▦나무를 파서 찍는 목판화(woodcut) ▦동판을 파내 압착하는 동판화(engraving) ▦석회암판에 그림을 그리고 물을 부어 찍는 석판화(lithography) ▦동판을 부식해 이미지를 만드는 에칭(etching) 그리고 ▦실크에 잉크를 문질러 찍어내는 실크스크린(silk screen) 등으로 구분된다.
기법 중 제일 많이 찍어낼 수 있는 방법은 실크스크린이며, 50~100개 정도를 제작한다. 비슷한 작품 수준이면 실크스크린 기법이 저렴한 편. 어디서 제작했는지도 가격결정의 요인이다. 아무래도 판화 제작기술이 앞선 프랑스 등 유럽에서 제작된 작품의 품질이 뛰어나며 가격도 다소 비싸다.
◇작가의 제작 동참여부= 판화도 원화와 마찬가지로 작가가 직접 제작하는 것이 원칙으로 공정과정에 직접 참가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공방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구입하기 전에 먼저 물어봐야 한다. 또 작가의 사인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최근 유명 작가의 전시에 사인이 없는 판화를 판매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해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작고한 작가의 경우 생전에 제작된 것인지, 사후에 찍어낸 것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피카소의 경우 생전에 제작된 판화는 1억원이 넘지만 사후에 제작된 것은 1,000만원 정도로 가격차이가 크다.
◇환금성도 따져봐야=장식성과 환금성을 함께 고려한다면 지식은 더 필요하다. 만약 100장의 판화를 찍어냈다면 환금성이 가장 높은 에디션은 첫번째(1/100)와 마지막 번호(100/100).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작가 소장용 사인(AP:Artist’s Proof, EA:Edition d’Artist)이 적힌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APㆍEA가 쓰여진 판화는 판매용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