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중국의 첫 달 탐사위성

중국이 24일 달을 쏜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7시께다. 중국 최초의 달 탐사 위성인 ‘상아(嫦娥ㆍ중국명 창어) 1호’가 발사되기 앞서 중국은 역사적 이벤트를 자축하는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있다. 상아는 서왕모(西王母)의 불사약을 훔쳐 달아나 달 속으로 들어갔다는 중국 고대 전설에 나오는 선녀. 중국 언론들은 이 점을 빗대 ‘상아가 시집간다’며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상아 1호를 쏘아 올리는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는 22일 상아 1호 발사를 위한 최종 시뮬레이션을 마쳤고 베이징만보(晩報)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새색시 상아가 신방(3호 발사탑)에서 신랑(달을 향한 우주항해)을 기다리고 있다”고 썼다. 상아 1호의 발사 예정일은 당초 올해 말이었다. 그러던 것이 10월 말로 조정됐다가 다시 24일로 당겨졌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중국공산당 제17차 공산당 전당대회(전대회)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조정이었을 것이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17전대를 앞두고 1840년부터 2007년까지 167년간의 중국 역사를 다룬 6부작 특집 ‘부흥의 길(復興之路)’을 두 차례 걸쳐 방송했다. 중화민족이 세계의 중심으로 다시 우뚝 서야 하고 그럴 시기가 도래했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은 17전대 개막사를 통해 “개혁개방은 현 시대 중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일한 선택이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발전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위해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라며 중화부흥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엔 상아 1호의 발사다. 그런 의미에서 상아 1호의 발사는 중국이 17전대를 전후해 연출해낸 ‘중화부흥’ 3부작의 종결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상아 1호 발사현장에 외국인은 ‘입장 불가’다. 500명에 한정된 800위안(약 10만원)짜리 입장권을 중국인들에게만 팔았다. 중국 최대의 ‘우주쇼’를 그들만의 잔치로 제한한 건 아쉽다. 아쉽기는 17전대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는 사상 최초의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22일 회견은 예정시각을 40분이나 넘겨 시작됐고, 그나마 후 주석의 18분간의 일방적인 연설로 끝났다. 두 시간 넘게 바닥에 쭈그려 앉아 중국지도부를 기다렸던 외신기자들은 허탈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확보한 중국은 최근 국부펀드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상대로 기업사냥과 금융투자를 본격화했다. 관련국들은 차이나 머니의 대공습이 시작됐다면서 중국에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겉으로는 개방을 말하면서도 여전히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그런 중국이 오늘 달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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