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교묘한 타협

제2보(28~47)


우상귀를 백이 먼저 건드리면 큰 패가 발생한다. 문제는 팻감이다. 초반이므로 마땅한 팻감이 없다. 백28은 팻감을 만들기 위한 공작이었다. 그러나 검토실의 여론은 구리의 28에 대하여 비판적이었다. 실전의 흑29 이하 35의 수순이 너무도 좋았기 때문이다. 백28로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이었는가를 놓고 검토실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원성진은 가를 주장했으나 그것은 흑이 손을 빼고 우상귀를 보강해버리면 백의 불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참고도1의 백1은 박영훈이 주장한 대안이었다. 백5까지 되고 나면 일단 흑이 좀 답답하지 않겠느냐는 것. 나중에 검토 내용을 전해들은 최철한도 박영훈의 주장에 동조했다. 백이 그렇게 두는 것이 자기로서는 가장 싫었다는 고백이었다. “막상 백이 그렇게 두어왔으면 어떻게 응수할 예정이었지?” 충암연구회의 선배인 양재호9단이 물었다. 참고도1의 백5까지라면 백이 좋다는 것을 전제로 한 질문이었다. “변신할 작정이었어요.” 최철한이 만들어 보인 변신의 수순이 참고도2의 흑2 이하 10이었다. 큰 바꿔치기인데 흑이 선수를 뽑게 되므로 불만이 없다는 것이 최철한의 설명이었다. 실전은 교묘한 타협이었다. 원래 흑의 영토였던 우상귀는 백의 진영으로 변했다. 귀를 내준 보상으로 흑은 막강한 외세를 얻어냈다. (41…39의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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