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협상중단서 재개로…워싱턴서 무슨일 있었나

■ 쇠고기 추가협상 美 요청으로 재개<br>美, 30개월이상 정부보증 난색 "시간 좀 걸린다" <br>金본부장 "귀국" 비행기 예약 사실상 최후통첩<br>당황한 美, 외교부 통해 "장관급 협의 더하자"


협상중단서 재개로…워싱턴서 무슨일 있었나 ■ 쇠고기 추가협상 美 요청으로 재개배수진으로 美 압박… "성과 얻어낼까" 美, 30개월이상 정부보증 난색 "시간 좀걸린다" 金본부장 "귀국" 비행기 예약 사실상 최후통첩당황한 美, 외교부 통해 "장관급 협의 더하자"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 반나절도 되지 않아 재개로 급선회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귀국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뉴욕의 공항까지 갔다가 미국 측의 요청에 급거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가 주변에서는 평소 터프한 스타일의 김 본부장이 요지부동인 미국 측을 움직이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나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5일(이하 미국시간) 워싱턴 DC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급박했던 워싱턴의 일요일=김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워싱턴에서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연속 만나 30개월 이상 미 쇠고기 수입 금지를 위한 협의를 가졌다. 하지만 미국 측이 민간업자 간 30개월 이상 수출입 자율규제에 대한 정부 보증에 난색을 표하면서 통상장관회담은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양측은 일요일인 15일 쉬면서 각각 본국 정부와 협의한 뒤 16일 다시 만나 3일째 협상을 갖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미국 측이 15일 오후 비공식 협의에서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을 위한 실효적 방안을 강구하면서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통보했다. 민간 자율규제를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보증하자는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외교적 수사였다. 김 본부장은 담담히 "그러면 귀국하겠다"고 했다. '협상을 깰 테면 깨라'는 최후 통첩이었다는 게 김 본부장 측근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곧장 가장 빠른 항공편인 뉴욕발 16일 0시50분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는 비서관만 대동한 채 호텔 체크아웃 후 워싱턴에서 15일 오후6시30분 뉴욕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세번째 만남이 예상과 달리 무산되자 미국 측은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후7시 이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장관급 간에 더 논의할 것이 있으니 만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이미 워싱턴을 떠났다는 소식과 연락이 잘 안 된다는 답변에 미국 측은 오후9시10분께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외교통상부에 정식으로 "장관급 협상을 더 하자"고 전했다. 외교부는 오후9시50분께 뉴욕 케네디공항에 도착한 김 본부장과 어렵게 연락이 닿아 미국 측에서 요청한 내용을 전했다. 김 본부장은 잠시 고민한 뒤 "피곤하니까 3차 회의는 16일 오후에 하자고 미국 측에 전하라"고 협상재개 결정을 내린 뒤 항공 스케줄을 취소했다. 한나라당이 "협상을 끝내라"고 압박했다는 주장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귀국이나 협상재개 모두 전적으로 김 본부장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세번째 협상 결과 내놓을까=16일 오후(한국시간 17일 오전) 한미 통상장관 간 추가 협상 3차 회의는 두 수뇌가 머리를 맞대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슈워브 대표는 17일부터 미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 워싱턴과 아나폴리스가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 되는 짧은 거리여서 셔틀 협상이 가능해 하루이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하지만 양측이 이미 입장 및 요구사항을 충분히 주고받아 남은 것은 결단뿐이라는 게 협상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양측이 16일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두 가지 점에서 일단 고무적이다. 첫번째는 예정된 추가 협상 일정이 파행으로 마감되는 것보다는 이행되는 것이 모양새가 낫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미국 측이 떠나는 김 본부장을 잡은 만큼 좀 더 진전된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장관급 간에 큰 틀에서 30개월 이상 미 쇠고기 수출을 금지하는 구속적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 며 "다만 장관급 협상 후에도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논의해야 해 김 본부장이 서울로 돌아온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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