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자존심 '버드와이저' 유럽으로

벨기에 인베브, 안호이저-부시 500억弗에 인수…맥주공룡 탄생



벨기에 주류회사 인베브가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미국 주류회사 안호이저-부시를 500억 달러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미국 최대 맥주회사이자 미국 문화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안호이저-부시의 경영권은 경쟁 업체인 유럽회사에 넘어갔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안호이저-부시는 이사회를 열고 인베브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인베브가 지난달 463억 달러에 인수제안을 한지 한달여 만이다. 최종 인수가격은 주당 70달러, 총 499억 1,000만 달러로 기존 인수가인 주당 65달러 보다 5달러 인상된 가격이다. 인수 자문회사 등에 지불할 성공 보수(인수금액의 2.5%)까지 합치면 520억 달러에 이르며 주류업계 인수ㆍ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인베브는 인수가격 인상 외에도 안호이저-부시의 여러 가지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 안호이저-부시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합병회사 이름을 안호이저-부시 인베브로 결정했으며 이사회 멤버도 2명을 배정했다. 이 중 한명은 안호이저-부시의 창업가문 일원으로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오거스트 A 부시4세가 맡는다. 합병회사의 본사도 안호이저-부시의 본사인 세인트루이스로 정했다. 그 동안 인베브의 인수작업은 안호이저-부시측의 격렬한 반대로 난항을 거듭했다. 소송으로 비화하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미국의 자존심인 ‘버드와이저’를 넘겨줄 수 없다며 해외 매각을 반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미국의 맥주하면 바로 버드와이저와 동일시된다”며 “버드와이저와 버드라이트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문화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베브의 공격적인 인수가격 인상 및 주주들을 통한 압력행사는 지난 1860년 설립된 150여년 전통의 안호이저-부시를 무너뜨렸다. 지분 5%를 보유한 2대 주주 워렌 버핏 등 일부 주요 주주들이 인베브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안호이저-부시가 지분 50%를 보유한 맥시코 1위 맥주회사 그루포 모델로의 향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이번 인수작업은 전세계 M&A시장이 신용경색으로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경쟁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인수는 여전히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베브는 지난 2004년 벨기에의 인터브루와 브라질의 암베브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이번 인수를 통해 SAB밀러를 제치고 세계 1위의 맥주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과 함께 안호이저-부시의 버드와이저 등 300개 브랜드를 보유한 연 매출 360억 달러규모의 맥주 공룡이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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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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