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살만 찌는 계절이 아니다. 예술적인 정서도 풍부해지는 시기이다. 깊어 가는 가을, 바쁜 일상에서 잠시 고개를 돌려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는 갤러리를 찾아보자.
그림에 둘러 싸인 조용한 공간에서 시각을 자극하며 메말랐던 감성을 충전했다면, 갤러리 안에 마련된 고즈넉한 레스토랑에서 미각을 자극하며 출출해진 배를 달래줄 차례다.
갤러리의 위치상 교통이 불편하고 큰 맘먹고 나서야 할 정도로 가격대도 높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분위기는 물론 맛과 서비스, 테이블 세팅까지도 아쉬울 것이 없는 갤러리 레스토랑은 가을의 정취를 맛보기엔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아트선재센터 1층의 ‘달(Dal)’은 서울에서 인도요리하면 반드시 꼽히는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 인도에서 직접 가져 온 인도식 오븐 ‘탄두’에 구운 탄두 요리(2만~2만8,000원), 큼직한 인도식 빵인 ‘난’에 새우, 치킨 등이 들어간 부드러운 커리(1만5,000~2만8,000원)를 얹어 먹는 맛이 모두 일품이다.
어스름하게 동양적인 신비감을 자아내는 인테리어가 자극적인 향신료의 냄새와 어우러진 인도전문 레스토랑으로, 저녁 시간대엔 와인과 함께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벼 사전 예약 없이는 자리에 앉기 힘들 정도. 런치 정식(2만5,000원)은 난과 안남미로 지은 쌀밥, 탄두리 치킨 요리와 야채ㆍ치킨ㆍ새우 등 3종 커리, 후식으로 인도차까지 즐길 수 있다. (02)736-4627
갤러리 레스토랑으로 유명하기로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1층의 빌(Wil)레스토랑도 빼 놓을 수 없다. 프렌치와 이탈리안 등 유럽 요리를 퓨전식으로 제공하는 빌레스토랑에서는 신라호텔 수석 주방장이 솜씨를 발휘한다.
햇살 비치는 조용한 실내에 그림이나 조형물 등 예술 작품을 장식해 두고 있어, 먹는 즐거움과 함께 예술품 감상의 즐거움까지 갖췄다. 점심시간에는 샐러드 세트와 파스타 세트, 고기나 생선요리 세트 등이 1만원대에서 3만원대 가격으로 제공되며, 저녁 세트는 3만6,000~6만원. (02)3217-1090~1
광화문 네거리 일민 미술관 1층의 카페 이마(imA)는 캐주얼하게 샌드위치나 와플, 커피 한 잔으로 가벼운 식사를 하기 좋은 곳.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에 더해, ‘사발’만큼 큼직한 머그 커피잔에 가득 담겨오는 커피와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깔끔한 맛의 샌드위치(7,000원), 달콤한 생크림과 과일, 아이스크림 등을 얹어 먹는 바삭한 와플(9,000원) 맛을 찾아 온 손님들로 점심 때면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02)2020-2088
삼청동 길에 자리잡은 국제갤러리 옆 ‘더 레스토랑’도 고급 양식을 즐기기 좋은 곳. 넓은 유리창 너머로 경치를 보며 정통 프렌치&이탈리안 요리를 맛볼 수 있는 2, 3층 레스토랑은 점심 세트 2만8,000~4만원, 저녁 세트는 5만5,000~9만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으로, 복장 등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 좋다. (02)735-8441
북한산 자락의 미술관MIA 아래층에 새롭게 문을 연 ‘미술관 아래’는 쌀 요리를 테마로 내세우는 퓨전 레스토랑. 한국식 전복죽, 스페인식 빠에야, 스시롤 등의 각종 쌀 요리가 1만원대, 그 밖에 동ㆍ서양의 맛이 조화를 이루는 해산물과 고기 요리 등이 2만~3만원대에 제공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열리는 음악회는 이 곳만의 특별 메뉴다. (02)396-1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