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굴뚝산업 "수출효자 부활"

IT침체속 가전·조선등 견실한 성장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다만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정보통신(IT)로 대표되는 신산업의 위세에 밀려나 있던 가전ㆍ조선ㆍ철강ㆍ기계등 전통 굴뚝산업이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세계경기 침체로 ITㆍ반도체 산업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총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어려움에 빠진 우리경제에 노련한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있다. 가전산업, 그중에서도 한때 사양산업으로 치부됐던 백색가전이 대표적 사례. LG전자는 올 상반기 홈어플라이언스(주방가전)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30%이상 늘어난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수출이 2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0%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5%이상으로 다른 사업부문의 2~4배에 달한다. 이에비해 디스플레이ㆍ미디어ㆍ브라운관을 생산하는 디바이스 사업부문등은 세계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5~10% 뒷걸음질 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부문도 상반기 매출이 1조6,9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특히 냉장고ㆍ에어컨ㆍ세탁기등 백색가전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혀 발생하지않는 무수익 상품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디지털 TV,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등을 생산하는 디지털미디어사업부는 2ㆍ4분기 매출이 2조5,000억원으로 1ㆍ4분기에 비해 14%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2,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같은 가전제품의 호조는 내수 대체수요가 꾸준한데다 수출의 경우 중남미ㆍ중동등 신흥시장 개척 성공에 따른 것으로 특히 백색가전은 부품국산화율이 90%에 달해 요즘 상황에서 수출에 효자역할을 제대로 하고있다는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선산업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호황이 지속되며 수출에 한몫 톡톡히 하고있다. 올들어 6개월동안 건조량이 109척ㆍ342만CGT로 전년동기대비 4.5% 늘었으며 수주량도 지난해에는 못미치지만 올들어 월평균 약 70만CGT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이미 2년반치 일감을 확보한데다 2015년까지 유조선 이중선체구조 의무화조치로 발주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밝다는게 조선업계의 분석이다. 기계산업도 올들어 5월말까지 수출이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152억달러를 기록, 분투하고있다. 분야별로는 일반기계 51억달러(8.6%), 전기기계 17억달러(16.9%), 정밀기계가 8억달러(9.9%)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수송기계 분야의 수출감소(- 1.9%)를 메꿔주고 있다. 전통적 내수산업인 철강산업도 생산량의 70%이상을 내수시장에 공급하면서 가전ㆍ조선ㆍ기계등 수출산업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선박용 후판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8%이상의 내수증가에 힘입어 올상반기중 7.7%의 생산증가를 보였다. 최근의 통상마찰로 인한 수출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중 철강 수출은 748만8,000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4%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핫코일의 경우 상반기중 수출이 140만5,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2.3% 늘어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우리업계가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던 디지털등 첨단 기술분야는 고전하는 반면, 이들에 밀려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전통 굴뚝산업이 활기를 띠는 것을 보면 새옹지마라는 말을 새삼 실감한다"며 "그러나 디지털ㆍ정보화는 대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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