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야구 준결승에 관심이 쏠려 있던 지난 주 목요일, 우리나라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경선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그녀의 금빛 투혼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황 선수는 금메달을 딴 뒤 인터뷰에서 “무릎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서 발을 들 때 눈물이 날 만큼 아팠다”고 밝혔다. 무릎 관절 전문의로서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 지 짐작이 됐다. 4년 전 동메달을 딴 아쉬움, 금메달을 향한 그녀의 열망이 낳은 위대한 결과였지만 그녀가 국가대표가 아닌 일반인으로 내 환자였다면 의사로서 절대 말렸을 것이다. 태권도의 경우 가장 점수가 높은 안면공격을 시도하다 착지 잘못 등으로 무릎 부상을 당하기 쉽다. 보통 무릎 인대 파열, 반월상 연골판 손상, 발등ㆍ발목 부상을 많이 입는다. 황 선수의 부상은 무릎 인대 파열이다. 무릎 안의 인대가 파열될 때는 ‘뚝’ 하는 소리가 나며 동시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에 경련이 일어나고 구부리는 동작 등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태권도 뿐만 아니라 축구ㆍ배구ㆍ농구 등 뛰고 점프를 많이 하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서 빈번히 나타나는 부상이다. 파열된 십자인대는 4㎜ 직경의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인대 재건술로 치료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환자의 무릎 힘줄과 허벅지 힘줄을 이용, 손상된 인대를 최대한 복원하는 두 가닥 재건술을 사용하고 있다. 원래 인대가 두 가닥이지만 그간 한 가닥으로만 재건하기 일쑤였다. 두 가닥 재건술의 경우 수술 후 무릎을 사용하는 데 있어 좀 더 높은 재활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술 뒤 약 2주간 목발을 사용하고 이후 4~6주 동안 보조기를 사용하며 보통 2개월 정도 지나면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된다. 6개월 이후 상태가 호전되면 조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통증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태권도 국가대표 황경선 선수가 인대파열의 부상을 딛고 일어나 훌륭히 재활에 성공, 다시 한번 멋진 발차기 기술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