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中企 경쟁력 제고 나서야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김용구 中企중앙회 회장

여기저기서 중소기업을 경영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수년 동안 중소기업을 운영해온 김모 사장은 최근 간담회 자리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사람을 구할 수 없고 자금을 구하기도 힘들며 납품을 해도 고정비 대기에도 벅차니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을 고쳐먹는다”며 “이제는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과 협력구축 절실 공장 가동률이 일년이 넘도록 60%대를 나타내고 있다는 통계나 조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얘기는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원자재난, 인력 및 기술력 부족 외에도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 금융기관의 대출관행 등으로 중소기업이 울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82%가 내수기업인 현실에서 하루빨리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다행히 지난번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중소기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위해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을 앞으로 정부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삼겠다”고 약속한 것은 중소기업인들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중소기업의 4대 발전전략과 함께 ‘일시적인 유동성 애로나 외부적 충격 등 특수한 상황의 경우 단기대책을 추진하겠지만 희망도 없이 지원에 의해서 수명을 연장해 경쟁력 있는 다른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다’는 것은 앞으로 중소기업정책의 큰 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중에는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혁신선도기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한 조금만 뒷받침해주면 구조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다시 찾을 기업도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기술개발과 사업화가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하고 지원이 끊긴다는 데 있다. 정작 자금이 필요할 때는 기업으로 돈이 유입되지 않는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아니라 정해진 신용등급과 담보력에서 자금지원이 결정되고 시차가 발생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이 얘기하듯 ‘맑은 날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오는 날 우산을 빼앗지 말라’는 자조섞인 말이 이를 반증해준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 얼마 전 한 신문에 보도된 중소기업 관련 기사에 리플이 달린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거기에는 ‘편하고 폼잡고’ 싶은데 왜 중소기업으로 가느냐는 내용도 있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대기업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 99년 71%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65.8%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인력난의 주요인이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어 이미지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등 지원 지속을 또한 최근 상호간에 이해하면서 윈윈하는 상생(相生)원리가 우리 사회 전반적인 화두로 등장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도 협력기반이 강화돼 서로가 기술개발을 이끌어주고 개발된 기술을 사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중소기업실태 조사를 통해 도출된 사안과 중소기업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정부가 앞으로 발표할 중소기업 대책이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중소기업이 기술혁신과 사업전환을 통해 다시금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경기회복이 대기업과 수출기업에서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으로 전이(轉移)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바란다. 중소기업도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전처럼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멀리 내다볼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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