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원 삼풍부지매입 배경/유통업 중심 그룹개편 의지

◎주력 식품사업 성장한계·제약 등 부진/“신 유통업 구체화” 중장기 비전 가닥미원그룹(회장 임창욱)은 서울시 삼풍백화점 부지를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추진해온 백화점 등 유통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것. 특히 미원은 유원건설, 우성그룹인수전에서 잇단 고배를 삼품에서 설욕함으로써 그룹의 사기도 크게 높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원건설 조병수 부사장은 28일 『세부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았지만 삼풍부지 2만2천7백13㎡(6천9백여평)에 모두 1조원을 투자해 백화점을 비롯, 호텔, 종합컨벤션 센터, 금융센터 등 다기능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안을 갖고있다』는 의욕적인 구상을 밝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원은 내년초 공사에 나서 99년말 완공을 목표로 곧 이같은 방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미원은 그동안 종합식품·편의점·외식업 등 유통업에 진출한 기반을 갖추고서도 유통분야의 번뜻한 사업이 없어 종합유통업체로의 변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주력사업인 조미료 등 식품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이른데다 제약과 건설부문도 매출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게 사실. 게다가 임회장이 회장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던 외식과 편의점, 커피사업(MJC인수·현 미원음료) 등이 「규모의 한계」로 아직 제자리를 잡지못하고 있다. 임창욱 회장의 동생인 임성욱 부사장이 세원그룹으로 분리하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몸집불리기가 절실했다. 따라서 삼풍부지의 인수는 미원의 「어려운 현실」과 중장기비전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미원은 삼풍백화점부지 인수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부산 광주 대구 등으로 사업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검토중이다. 또 편의점과 외식업 등을 묶어 유통법인을 별도로 설립, 유통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창고형 할인매장, 하이퍼마켓 등 신유통사업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미원은 삼풍부지 인수자로 결정되자 이날 하오 이기용 미원건설사장을 비롯,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삼풍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비롯한 그룹의 장기발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미원의 이같은 변신노력은 해태, 두산 등 「식품그룹」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구조조정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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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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