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여자마라톤 영웅 함봉실(30)이 결전을앞두고 식이요법에 필요한 조리도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시간25분31초로 북한 최고기록을 세운 함봉실은 오는 22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아테네 북서쪽 마라토나스 스타디움에서 시작되는 아테네올림픽 여자마라톤 스타트 라인에 선다.
나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라톤 선수들에게 필수적인 것은 지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식이요법.
통상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보충한 다음 레이스 직전 탄수화물만 계속 먹는 것이식이요법의 기본 패턴이다.
'봉봉남매의 오빠' 이봉주(삼성전자)는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전원도시 시바에 별도의 캠프를 차려 식이요법을 하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함봉실은 여러모로 사정이 여의치 않다.
북한 여자마라톤팀의 강성두 총감독은 18일 이봉주를 지도하는 오인환 삼성전자마라톤 감독과 테크니컬 미팅에서 만나 "어디 밥솥 좀 구할 데 없느냐"며 뜬금없는부탁을 했다.
강 감독과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만나 친분이 있는 오 감독은 "갑작스럽게 식이요법을 실시하면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며 일단 조언을 해준 뒤 "그래도 필요하다면 어떻게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고 답했다.
'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2시간15분25초)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품고온 함봉실이 식이요법으로 강점인 지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지관심을 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