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밸리] 새해 구상 100년을 내다보자

[벤처밸리] 새해 구상 100년을 내다보자 요즘 벤처밸리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새해 사업구상이 한창이다. 어떤 이는 가족과 함께 지내며 어떤 이는 등산을 하면서 가는 해를 정리하고 오는 해를 준비한다고 한다. '원초적 경험'으로 벤처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려는 사람도 있다. 시골의 공동체 농장에서 땀 흘리며, 노동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한번 시작하자'는 마음을 다잡겠다는 것. 이래 저래 말도 탈도 많았던 한해였다. 벤처 CEO는 천당과 지옥도 경험했다. 벤처붐이 부풀어 올랐을 땐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더 빠르게 식어가는 열기를 보면서 비애도 느꼈다. 정현준ㆍ진승현 게이트로 쏟아진 '머니 게임'이라는 여론의 화살이 꼭 나를 겨냥한 듯 했을 것이다. 얼마 전 송년모임에서 안철수 사장은 "요즘 100년 동안 살아남을 기업을 만드는 생각을 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창업자가 물러나거나 죽어도 또 다른 사람이 회사를 이끌어갈 그런 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것. 너무도 뜻밖이어서 당황했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무척 신선했다. 100년 넘게 살아 남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지난 1896년 다우지수 공업지수가 처음 도입됐을 때 있던 회사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회사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유일하다"며 "안철수연구소에도 GE를 지탱해온 정신의 원천과 같은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를 지탱하는 힘은 사원들의 소속감도 아니고 회사의 비전도 아니다. 내년에는 수출을 몇 배로 늘리고 이익도 내겠다는 식의 전망은 더더욱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기업의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왜 사는가"하는 삶에 대한 고민과 같은. 어렵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하는 CEO라면 또 그 기업의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말 닷컴들은 하루 버티기도 힘들었다. 내년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보다는 10년, 또 그보다는 100년을 준비하는 것이 더욱 기업답지 않을까.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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