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사망원인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발병은 곧 죽음이란 등식이 성립될 만큼 공포의 질병인 암. 암 정복을 위해 전세계 의학계는 엄청난 돈과 인력을 투입, 총력을 쏟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세계 유수의 의학전문지와 언론에 발표되는 암 정복을 위한 국내·외 의학계의 노력과 성과들을 정리, 매주 보도할 예정이다.○…초기 방광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 치료할 수있는 새로운 진단·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최한용 교수팀은 97년부터 이 병원에서 방광경 및 조직검사로 방광암 진단을 받은 초기 방광암 환자 50명의 조직을 떼어내 새로 개발한 형광내시경진단법으로 검사, 97%에서 암세포 조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4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돼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형광내시경진단법은 기존 내시경의 백광(WHITE LIGHT)검사에 형광(BLUE LIGHT)을 추가한 것으로 암세포가 나타나면 형광에 의해 암세포조직을 식별, 진단할 수 있으며 내시경을 이용해 그 자리에서 암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방광암의 특징적 증상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으로 초기 방광암의 경우기존 진단법인 방광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많고 미세 암 세포일 경우 조직식별이 불가능해 치료후 재발률이 70%에 이르는 등 정확한 초기 진단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국내 과학자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과학과 최준호 교수 연구팀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파필로마바이러스(HPV)의 복제에 관여하는 체내단백질「HSNF5」를 발견, 연구결과를 영국의 저명한 과학학술지「네이처」지에 발표했다.
파필로마바이러스는 모두 70종으로 대부분 양성종양바이러스이나 이중 파필로마바이러스-16과 파필로마바이러스-18이 악성종양 바이러스다.
최 교수팀은 체내 단백질 HSNF5가 파필로마바이러스의 E1단백질과 결합해 파필로마바이러스 DNA의 복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HSNF는 DNA가 M-RNA로변화되는 과정에 관여해 전사인자로도 불린다. M-RNA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한다.
자궁경부암은 국내 여성암중 1위(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파필로마바이러스 원인에 의한 것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파필로마바이러스는 성적인 접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한층 주의가 요구된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결과가 국내 여성암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궁경부암의 발암기작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폐암의 조기발견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리버풀의 로이 캐슬 국제폐암센터 연구팀은 폐암환자의 폐에서 채취된 액체에서 나온 유전자 표지가 폐암이 없는 정상인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BBC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현재 폐암이 아니면서도 이 유전자 표지가 나온 사람들이 폐암으로 발전될지 관찰중이다. 폐암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 표지가 발견되는 정상인이 앞으로 폐암에 걸리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폐암도 유방암이나 자궁암 처럼 간단한 검사로 조기발견이 가능해지게 된다. 현재는 폐 세포를 떼내 검사함으로서 폐암 여부를 진단하고 있는데 폐암진단이 나오면 이미 치료가 불가능해지며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00명당 5명에 지나지 않는다.
○…암세포의 혈관 형성을 차단,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입증돼 암 정복에 대한 큰 희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엔도스타틴」과 「앤지오스타틴」에 대한 최초의 인체 임상실험이 올해말 실시된다.
엔도스타틴을 개발한 미국 하버드대 아동병원 연구팀은 『초기 실험에서는 잘못될 위험성도 있으나 결과가 기대되는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엔도스타틴과 앤지오스타틴은 동물 실험에서 종양이 새 혈관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막아 암세포는 죽이지만 정상세포에는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 가을에 시작되는 인체실험의 1단계는 부작용이 없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여기에서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면 2단계는 실효과를 집중 실험할 예정이다.
1단계 실험에는 브리검 부인병원을 비롯한 보스턴의 3개 병원에서 25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이 결과에 전세계 의학계의 관심은 지대해 내년초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