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총찬’ 17년만에 돌아온다

80년대 후반 안방극장을 달구었던 `의리의 사나이`, 장총찬이 돌아온다. SBS는 3월 8일부터 방영할 예정인 `2004 인간시장`을 통해 주인공 `장총찬`(김상경)과 도발적인 신세대 여성 `오다혜`(박지윤)를 환생시킨다. SBS가 한 번 드라마로 만들어 졌었던 `왕룽의 대지`와 `청춘의 덫`을 다시 제작, 쏠쏠한 재미를 봤던 기억이 있는 만큼 `인간시장`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 또한 MBC `대장금`에 밀려 한자리 수 시청률 대를 맴돌다 조기 종영하는 `왕의 여자`의 후속이어서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다. `훈민정음 창제 이래 가장 많이 팔린 책`이란 광고 문구만큼이나 `인간시장`은 80년대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 속에서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87년엔 MBC에서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당시 무명이었던 박상원(장총찬 역)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2004 인간시장`은 과거의 원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계획. 주인공과 함께 드라마의 한 축을 이루는 청년사업가 `유기하`(김상중)나 로비스트 `홍시연`(김소연)은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소재들이나 세세한 에피소드, 주인공의 활약상들도 원작과는 다르게 그려진다. 그러나 장기밀매 브로커나 사기로 얼룩진 연예기획사 같은 극중 소재들은 여전히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한다. 정의롭지만 좌충우돌 일색인 `장총찬`의 캐릭터 또한 변하지 않았다. `장총찬` 역을 맡은 김상경은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그때보다 더 심해진 거 같다”며 “드라마가 그리는 비리 국회의원들을 보고 현역 정치인들이 부끄러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동연출을 맡은 손정현PD는 총선을 앞둔 시점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정의 넘치는 영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고 싶다”는 포부를 잊지 않았다. `돈키호테`적인 인물묘사가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다는 염려도 없지 않지만 정의로운 영웅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시청자들의 모습을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원작이 나온 지 20여년이 지났어도 시대의 모습은 그리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인간시장`이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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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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