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행업계 출혈경쟁

여행업계가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에 이라크전ㆍ괴질ㆍ세무조사 등 삼중고(三重苦)가 겹치자 가격할인을 주무기로 불황 타개에 나섰다. 항공사는 최고 40%까지 항공료를 낮췄고 여행사는 30만원대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도 마다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악재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먹구름으로 작용할 경우 출혈경쟁이 수익성 악화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남아 노선 항공료 절반수준 떨어져=아시아나항공은 이달말까지 동남아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구간의 항공료를 30~4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주요 국제선 노선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인터넷 할인을 확대한 것이다. 특히 홍콩ㆍ방콕ㆍ싱가포르 등 동남아 노선의 경우 전쟁과 괴질 등으로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자 지난달까지 최고 25%에 불과했던 할인율을 40%대로 끌어올려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반짝세일 행사를 통해 자카르다 노선의 항공료를 기존 78만원에서 38만원으로 51% 가량 한시적으로 낮췄다. 또 이라크 인접지역인 두바이와 카이로 노선을 다음달말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했으며 뉴욕과 홍콩, 자카르타 등 일부 노선에 대해서는 운항편수를 줄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수기에다 전쟁ㆍ괴질까지 겹치면서 탑승객 수가 감소해 기존의 할인행사를 보다 확대, 실시했다”며 “전쟁이 길어질 경우 일부 노선에 대한 감축운행 등 자체적인 대응책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30만원대 동남아 여행상품도 등장=관광객 수와 항공권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여행사들이 내놓고 있는 패키지여행상품 가격도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유럽ㆍ동남아 지역 여행상품 가격은 지난해 연말부터 내림세를 보이다가 최근 할인항공권 가격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어몰은 로마ㆍ파리ㆍ런던 등 유럽 자유여행상품을 88만~92만원(6일~7일)에 출시했다. 효도ㆍ신혼여행 상품으로 각광 받았던 동남아지역의 경우 예약 취소 사태가 속출하자 50만원 이하로 떨어졌으며 일부 여행사는 항공료의 절반 수준인 3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호텔 업계도 초긴장=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호텔업계도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이라크전 발발 직후 객실 점유율이 평소보다 10~15% 가량 떨어진 데다 예약 취소가 속출하자 초 긴장 상태다. HㆍM호텔 등 서울시내 일부 호텔의 경우 다국적 기업고객에 대한 객실 할인율을 평소 20~30% 수준에서 최근 30~40%로 낮추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또 일부 특급호텔은 전쟁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외국인관광객에 대한 객실료 할인에 내국인 고객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신라호텔의 한 관계자는 “호텔업계 특성상 가격할인 전략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며 “성수기로 접어드는 4월에도 객실점유율이 떨어질 경우 패키지상품과 이벤트를 중심으로 마케팅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김성수기자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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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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