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앤서니 김, "K.J. 아저씨 나이스에요."


지난해 미국 PGA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15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챙기며 차세대 기대주로 자리 잡은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이 9일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제주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 최초의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10일 연습라운드 중인 그를 코스에서 만났다.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거만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또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님을 지극히 존중하는 ‘효자’였고, 쉬는 날에는 애완견과 함께 노는 걸 가장 좋아했다. -지난해 최연소로 미국 PGA 투어에 데뷔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상당히 강한 인상이었는데. “원래 시원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런데 엄마가 머리를 기르라고 해서 요즘은 기르고 있는 중이에요. 엄마 말을 들어야죠.” 올 초 그는 미국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첫 수입(상금)으로 어머니에게 집을 사주겠다고 했을 정도로 어머니를 위한다. 반면 아버지와는 종종 의견 충돌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사실 학교 다닐 때는 아버지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프로가 된 지금은 그런 문제없어요.” . 그는 “한국식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와 미국에서 자란 자신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자신이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앤서니 김은 거만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거침없는 행동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1년 세계주니어챔피언십 우승 직후에는 타이거 우즈를 겨냥해 “호랑이를 잡는 건 사자”라고 했다. “지난해 제가 많은 실수를 한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 “말이 너무 앞섰어요. 제가 우승을 한다고 미리 큰소리를 칠 게 아니라 실력을 먼저 보여줬어야 했죠. 올해는 그래서 말을 아끼고 연습 많이 해서 성적으로 말할 거예요.” -미국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과는 잘 지내는 편인가. “예. K.J. 아저씨가 많이 도와줬어요.” 그는 최경주를 ‘K.J. 아저씨’라고 표현했다. “작년에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이후 캐디에 관해 조언을 구했을 때 좋은 말 많이 해줬어요. K.J. 아저씨 정도 되면 많이 바쁘잖아요.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는데도 저한테 많이 신경 써줬어요. K.J. 아저씨 ‘나이스’에요. 여기(핀크스) 그린도 오늘 보니까 조금 헛갈리는데 K.J. 아저씨에게 물어봐야겠어요.” 한편, 그는 이번 고국 나들이에 2년 반 전 대학시절 만났다는 여자 친구 리사 프루에트와 동행했다. 그녀는 앤서니 김이 연습라운드를 하는 동안 깃대를 뽑아주거나 볼을 주어주며 함께 했다. -여자 친구와 가끔 라운드를 하나. “아니요. 거의 안 해요. 주로 쉴 때는 저, 여자 친구, 그리고 개 그렇게 셋이서 하루 종일 집에서 놀아요.” 그는 국내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투견판의 제왕이었던 ‘도사견’을 단숨에 몰아낸 핏볼과 다른 종류의 개를 키운다고 했다. 어쩌면 그는 향후 몇 년 후 도사견(타이거 우즈)를 몰아내고 투견판(PGA 투어)의 제왕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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