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야 정쟁 지양, 국제사회와 공조 나서야

한반도 위기 증폭시킨 북한 핵도발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예고된 악재인데다 학습효과 때문에 국내 주식ㆍ외환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지만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정부는 미국ㆍ유엔 등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내 신속하게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안보정책 전면수정, 자위수단 확보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다면 실질적 핵 무장국이 된다. 따라서 미국 등 개별국가는 물론 유엔과 협력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진전을 막아야 한다. 유엔 차원에서는 금융제재 범위를 넓혀 북한의 돈줄을 죄고 선박검색, 북한을 왕래하는 선박의 타국기항 제한으로 핵ㆍ미사일 관련 물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한편 기존의 권고적 제재조치를 강행 규정으로 변경하는 일도 필요하다. 북한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까지 제재하거나 북한의 통치자금이 예치된 은행을 찾아 동결하는 방코델타아시아(BDA)식 돈줄 죄기가 그 예다.


중국 정부에도 한반도 정책을 손질하고 대북 원조중단을 실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동참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 일정한 선을 그어왔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한다면 입장을 달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도 한반도의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북핵 보유 저지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 불편한 심기를 보이다 결국 감싸고 도는 대응을 되풀이해온 중국은 북한정권 붕괴를 가정한 현실적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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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을 주는 대목이다. 북한 핵실험 사실이 전해진 후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요동친 점을 제외하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에도 우리 경제의 내성이 웬만한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안보불감증을 우려하지만 리스크에 일희일비하는 시장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정부는 안보면에서 단호한 대응자세를 보이는 동시에 시장의 안정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지원책을 사전에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그것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우리 경제의 대외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적인 방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단합이다. 우선 북한의 핵실험으로 우리의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의 전면수정도 불가피해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6자회담에서 설득하고 유엔 제재를 통해 압박하는 양면전략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음이 증명됐다. 박근혜 당선인이 구상해온 신뢰 프로세스는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헝클어졌다. 우리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려는 북한의 책략에 휩쓸려서는 안 되지만 북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자위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북핵의 잠재적 사용장소는 대한민국 영토이기 때문이다.

유사시 북한의 핵기지 등을 타격할 무기체계를 대폭 보강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물 건너간 만큼 북핵에 상응하는 무기 도입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장 위협이 현실로 다가온 이상 정쟁중단 역시 긴요하다. 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기에 그렇다. 북한과 대화를 바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굳건한 모습을 보일 때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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