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발전의 첨병역할을 담당했던 종합상사들이 쇠락의 시기를 거친 후 제2의 중흥을 위해 각 사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출입 및 삼국 간 거래 등 단순 트레이딩 사업영역을 넘어서고자 하는 업체들의 이 같은 전략이 주효하면서 주요 종합상사 업체들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트레이딩과 자원개발 등 전통적 종합상사의 사업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확대하는 한편 자동차ㆍ소비재 등 다른 종합상사가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 있어 독자적인 상품과 서비스 비중을 대폭 확대해 과거 종합상사의 모델을 답습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철광석 ▦석탄 ▦자동차 ▦패션 ▦부동산 ▦와인사업을 6대 신성장 축으로 선정하고 관련 자산 및 사업역량을 확충해나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기존 사업기반에 금융, 정보기술(IT), 물류 등의 주요 기능을 추가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창출하면서 비즈니스 크리에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트레이딩은 물론 석유ㆍ가스 등 자원개발사업, 풍력 및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플랜트 수출 등 해외 프로젝트 사업들을 수행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물산은 종전의 상권확보를 위한 소규모 지분투자 방식의 투자패턴을 신재생에너지 사업 및 자원개발, 오거나이징 프로젝트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투자로 전환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캐시카우인 트레이딩의 수익성 향상을 추구하면서도 포스코 패밀리사와 연계해 민자발전사업(IPP), 도시개발, 산업단지 개발 등 인프라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트레이딩 가능 자원의 개발 참여시 플랜트 프로젝트 동반진출을 통해 상사ㆍ자원개발사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자원전문상사를 지향하는 LG상사는 총 21개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석탄ㆍ석유ㆍ가스를 비롯해 동ㆍ아연ㆍ우라늄ㆍ희귀금속 등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5곳의 자원개발 프로제트를 직접 운영하는 등 지분참여를 통한 배당수익 확보에 그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사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업체들의 이 같은 차별화된 전략이 서서히 성과물을 내기 시작하면서 종합상사들의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IFRS 연결기준 추정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우인터내셔널이 올 상반기 10조원에 근접하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IFRS 개별기준 2010년 상반기 약 1조5,000억원대에서 2011년 상반기 2조4,000억원대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특유의 마케팅 능력과 폭넓은 네트워크, 이를 기반으로 한 지역과 품목에 대한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일본 종합상사와 마찬가지로 한국경제를 이끄는 선두주자로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