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부시, 외교안보라인 팀워크 시급
국제사회는 새로운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에 대해 아직 미덥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이 그 경험과 연륜에 있어서 탁월하다는 점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모두 외교 및 국방 문제와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백악관 근무 경험이 있다. 이들은 또한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국제사회의 걱정은 경험이 풍부하고 개성이 강한 이들이 과연 호흡을 맞출 수 있느냐는 점이다.
헨리 키신저는 국무장관 재임 시절 유럽 국가들이 너무 제각각이어서 비상사태시 긴급현안을 결정할 대표가 없다는 불평을 자주 했다.
지금 국제사회는 똑같은 불평을 워싱턴에 던지고 있다. 만약 긴급상황이 닥친다면 워싱턴의 누구와 상의해야 할지, 외교안보 담당자간에 이견이 노출되지는 않을지 국제사회는 불안해하고 있다.
현 상황은 외교에 전혀 경험이 없는 부시 대통령이 이 분야의 백전노장에 둘러쌓인 형국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개성 있는 외교안보 담당자들을 조화로운 하나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외교 담당자들이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와 정책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세계 최강 미국에 바라는 것은 개입정책(Engagement policy)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까지 부시 대통령은 개입정책을 지속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전통 우방국과의 협조체제도 견고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립주의가 재등장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또 소규모 국지전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방침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느냐는 점이다.
파월 국무 장관이 14일 첫번째 '국제적인' 방문으로 유엔을 택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국제사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예정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아직까지 유엔 대사를 임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외교안보팀 내에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파월 국무 장관은 좀더 개방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반면 체니 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 장관은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새로운 외교안보팀이 이 같은 차이를 해결하고 안정을 찾기까지 아마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동 위기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국제적인 현안이 산적해 있음을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외교분야에서 이른바 드림팀을 만들어냈다. 이제 부시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끌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의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