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 지형이 변한다] 企銀·産銀 "개인고객 속으로"

민영화 고려 수신기반 다양화<br>소매금융 확대에 사활 걸어


지난 5월 기업은행은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해 행사를 열었다. 1961년 설립 이래 반세기 만에 개인고객 1,000만명을 돌파한 것.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는 "기업은행에 개인고객 1,000만명은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라며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기업은행을 중소기업에만 특화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차 그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고객을 향한 기업은행의 변신은 금융공기업의 변화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금융공기업 중 변화의 속도가 빠른 곳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국책은행인 두 은행은 은행 이름에서 볼 수 있듯 각각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이 본연의 임무다. 하지만 동시에 두 은행은 공기업선진화계획 아래 '민영화'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두 은행은 이를 위해 소매금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영화를 위해서는 수신기반이 다양해야 하는데 두 은행은 각각 중소기업금융채ㆍ산업금융채가 전체 수신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기업은행이 조달한 전체 자금 129조원 가운데 중금채는 56조원에 달했다. 금융공기업 가운데 변화의 움직임이 두드러진 곳은 단연 기업은행이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기업은행의 개인수신 순증액은 5조9,1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수신은 3조8,21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개인수신보다 1조923억원이 적었다. 기업은행의 개인수신이 중기수신을 넘어서기는 창사 이래 두 번째다. 첫 번째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로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기업은행 스스로 개인수신 확충에 전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산업은행의 10월 말 현재 개인수신 잔액은 4조1,911억원으로 올 들어서만도 무려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9월부터 실시한 'KDB다이렉트' 서비스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탄력을 받은 산은은 오는 2014년까지 개인고객 30만명 달성이라는 목표를 정한 상태다. 두 은행은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10월 초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산업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산금채의 비중과 금액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은행은 민영화 이전까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방침이다. 또 금융권 일각에서 이들 은행의 개인수신 확충 노력을 두고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늘어나는 개인수신만큼 기업들에 더 나은 서비스로 돌려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조 행장은 "내년에도 개인수신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예정인데 소비자들도 기업은행에 예금하는 것은 기업을 살리는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한다"며 "개인수신을 바탕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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