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전대 출마 13명 후보 "변화·쇄신·계파해체" 목소리 높여

한나라당의 새 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할 7ㆍ14전당대회 출마 예비후보 13명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초청 전대 예비후보 정견발표회에 참석, 정견발표에 앞서 맞잡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혜훈ㆍ김성식ㆍ한선교ㆍ남경필ㆍ조전혁ㆍ홍준표ㆍ서병수ㆍ주성영ㆍ정두언ㆍ안상수ㆍ김대식ㆍ정미경 예비후보. 고영권기자

"변화와 쇄신, 계파화합,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 "저요, 저요." 7ㆍ1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13명의 후보들이 2일 당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7분씩 합동 정견발표회를 갖고 저마다 당을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 등 거물급이 빠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는 오는 2012년 4월 총선을 책임지고 12월 대선 경선의 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전대에서는 5명의 최고위원(1위는 대표, 여성 몫 한 명 포함)을 선출하며 당은 김무성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의장, 신임 대표가 지명하는 2명의 최고위원까지 포함해 9명의 최고위원으로 지도부를 구성한다. 9,000여명의 대의원이 1인당 2표를 행사(70%)하고 국민 여론조사(30%)를 반영한다. 판세를 보면 원내대표를 역임한 안상수ㆍ홍준표 의원이 2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양 측은 서로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심리전을 펴고 있다. 안 의원은 6ㆍ2지방선거 한 달 전까지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각종 법안을 밀어붙여 청와대와 친이계로부터 추진력을 인정받으며 조직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그 점이 오히려 당의 새로운 변화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안 의원은 "정권 재창출의 연금술사, 밀알이 되겠다"며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 공천개선, 당내 소통강화를 다짐했다. 홍 의원은 정권 핵심부와 가깝기는 하지만 안 의원에 비해서는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박 전 대표와 얘기가 통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수평적 당ㆍ청관계를 만들고 친이ㆍ친박이라는 계파를 해체해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을 복원하는 등 실세형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로부터 합종연횡에 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소장개혁파의 원조 격으로 '가짜 보수'의 교체 등 쇄신을 적극 주장해온 남경필 의원과 이명박 정부 탄생의 1등 공신 중 하나로 '소신 있다'는 평을 듣는 정두언 의원이 각각 안 의원과 홍 의원의 뒤를 적극 뒤쫓고 있다. 초선 쇄신모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쇄신과 계파 타파를 주창하고 있는데 김형오 전 국회의장, 홍사덕 의원, 정의화 국회부의장 등 계파를 초월한 지지를 끌어내며 다크호스로 꼽힌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6월30일 김성식 청문회에서 반농식으로"김 의원이 최고위원하고 대표는 제가 합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박계인 서병수ㆍ이성헌ㆍ한선교ㆍ이혜훈ㆍ주성영 의원은 "6ㆍ2지방선거의 책임자들이 당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친이계를 겨냥하는 한편 수도권 한 명, 영남권 한 명으로 교통정리를 시도하고 있어 최소 한 명 이상 당선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헌 의원은 정견발표에 앞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는데 박 전 대표가 참석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친이계 나경원 의원은 청와대와 친이계의 강력한 출마 권유를 받고 있어 출사표를 던진다면 순위 안에 들거나 최소한 여성 몫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6ㆍ2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후보로 나서 14%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김대식 전 평통 사무처장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거절했다"며 "호남대표를 선출직으로 뽑아줘야 전국정당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전대는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 당규에 따라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선거캠프에서 뛰는 것을 금지하고 금품ㆍ향응 등 기부행위나 당직 임명 및 공천약속을 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정한 보수적 가치 회복을 주장하는 조전혁 의원은 "돈 없고 백 없는 초선의원 입장에서 이번 전대는 더럽고 치사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후보들은 4일 후보등록에 이어 대구ㆍ경북(6일), 강원(8일), 부산ㆍ울산ㆍ경남(9일), 광주ㆍ전남ㆍ전북ㆍ제주(10일), 대전ㆍ충남ㆍ충북(11일) 등 권역별로 대의원을 상대로 한 비전발표회와 TV토론 등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