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우디 증산 유가 진정세 보일듯

지난 주 뉴욕에서 한 때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배럴 당 40달러까지 치솟아 1993년판 `오일쇼크(Oil shock)`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주말 이라크가 유엔이 불법으로 규정한 미사일을 폐기하겠다고 결정한데 이어 28일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이를 `실질적인 무장 해제`에 상당하는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서 배럴 당 36.60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이라크의 결정으로 최근 유가의 이상 급등 조짐은 일단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최근 산유량을 크게 늘리는 등 당분간은 유가의 급등세를 막아줄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OPEC 고위 소식통들은 “지난 1월에 생산된 상당량의 원유가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았다”며 “원유가 도착하면 상황은 많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석유 전문가 피터 지눅스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이미 하루 1,000만 배럴을 넘어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추가 생산된 원유의 상당량이 이미 미국 동부 해안의 항구로 옮겨지고 있으며 운송기간은 45일 정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몇몇 긍정적인 소식들로 유가 급등이 일시적인 진정세를 보이게 되더라도 조만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 1일 미국과 영국이 제출한 유엔 2차 결의안을 놓고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은 이와 상관없이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전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 실제로 미국측은 이라크의 미사일 폐기 결정에 대해 `이미 예상했던 속임수`라고 일축하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편 엔화는 지난 주말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한달 간 엔화를 여러 차례 매도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유로화에 대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전일보다 1.21엔이 하락한 유로 당 127.60엔에 거래됐으며 달러화에 대해서도 0.55엔이 내린 118.11엔을 기록했다. 일본은행 웹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월 한 달 동안 모두 5,130억엔 (43억5,000만 달러)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 수출기업들을 돕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엔화를 팔아 엔화 약세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줄리어스 배어은행의 데이비드 듀란트 외환시장 분석팀장은 3월 말에는 엔화가 달러 당 12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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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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