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홀에서 절묘한 파 세이브로 공동 선두를 지킨 우즈는 '황제'의 위용에 질린 듯 막판 연속 보기를 적어낸 반 펠트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까지 치달았다.
우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번째 우승은 이렇게 이뤄졌다. 우즈는 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워싱턴DC 인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1ㆍ7,569야드)에서 열린 AT&T 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선두 브렌든 디종(짐바브웨)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합계 8언더파 276타로 역전극을 연출했다.
자신이 주최한 대회에서 따낸 이번 우승은 의미가 컸다. 특히 PGA 투어 개인통산 74번째 우승을 거둬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73승을 넘어서며 이 부문 단독 2위가 됐다. 8승을 더 보태면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샘 스니드(미국ㆍ82승)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니클라우스의 메이저대회 통산 18승 기록에는 여전히 4승이 모자란다.
이번 대회에 앞서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우즈는 우승상금 117만달러를 추가하며 시즌 상금랭킹 1위(422만달러)로 올라섰다. 그가 상금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9년 말 스캔들에 휩싸이기 직전 이후 처음이다.
우즈는 "6개월 전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최근 7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거둔 우즈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메이저 15승 달성 전망을 밝혔다.
반 펠트는 3년 만의 두 번째 우승을 기대했으나 16번홀(파5)이 아쉬웠다. 공동 선두 우즈가 세번째 샷을 그린 너머로 보내며 보기를 범해 단독 선두로 나설 기회를 맞은 그는 벙커 턱에서 친 세번째 샷을 단 1m 앞으로 보내는 실수 탓에 똑같이 1타를 잃었다. 우즈는 남은 17, 18번홀을 파로 막은 반면 반 펠트는 연속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한국골프의 '영건'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은 2타를 잃고 공동 4위(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신인 노승열은 우즈 등과 함께 공동 2위로 출발해 우승에는 못 미쳤지만 시즌 세번째 '톱10' 입상이자 데뷔 후 최고 성적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선두였던 디종은 6타를 잃고 공동 11위(1언더파)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