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영 (단국대학교 교수)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위ㆍ변조와 명의도용으로 인한 부정사용 피해규모만 104억원에 이르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Card Wave'지 2001년 10월 호에 실린 글에 의하면 지난해 위조카드로 인한 피해액이 140억엔(원화로 약 1,5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99년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부정사용금액이 6억6,000만 달러(원화로 약 8,580억원)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정사용의 약 50%가 위ㆍ변조카드에 의한 것이므로 3억3,000만 달러가 위ㆍ변조카드에 의한 피해금액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신용카드는 다수의 회원과 가맹점이 거래를 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모든 거래시 완벽하게 거래 당사자를 검증할 수 없다.
가맹점으로부터 거래정보가 카드사로 전송되어 오면 기본적인 정보만 확인되고 거래승인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허점을 노린 범죄자들에 의해 신용카드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신용카드의 위조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용카드 불법 현금대출 과정에서 위조되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 불법 현금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회원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방법으로 카드를 복제해 두며 회원을 속여 비밀번호를 회원으로부터 알아내 위조카드로 현금서비스를 인출하는 사례가 있다.
또 회원이 정상적으로 카드로 결제하려는 시점에 카드를 몰래 복제, 위조하는 형태로 주유소, 주점, 식당 등과 결탁하거나 위조범 자신이 운영하는 가맹점에서 카드를 복제 위조하였다가 위조된 카드를 부정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회원을 그럴듯하게 속여 위조하는 것으로서 길거리에서 경품을 미끼로 카드를 조회한다며 카드를 복제하거나 신용카드 모집 자판을 허위로 차려놓고 카드발급신청서를 작성하는 회원에게 기존에 소지한 신용카드의 신용도를 조회한다며 카드를 리더기에 읽히게 함으로써 정보를 유출하는 유형도 많은 편이다.
이러한 위조카드에 의한 부정사용을 방지하자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신용카드 매체를 현재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카드(Magnetic Stripe Card)에서 스마트카드로 대체하는 것이다.
스마트카드는 플라스틱 카드에 메모리와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Chip)을 내장하고 있다. 스마트카드의 칩은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서 복제가 쉽지 않으므로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카드의 문제점은 스마트카드의 조제비용과 가맹점에 스마트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조회용단말기를 보급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책은 부정사용검색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위변조가 발생하는 거래 패턴을 정형화시켜 검색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신용카드 거래승인 시스템에 탑재하여 위변조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조기에 탐색하여 거래를 차단하고 조사하여 위변조 거래를 최소화하는 기법이다.
현재 국내 카드사는 일부 잘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도입하지 않은 카드사와 그 효과가 미미한 카드사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흔히 놓쳐버리는 대책이 있다. 신용카드 회원들이 신용카드를 불법적으로 또 소홀하게 다루는 데서 문제가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사는 회원을 대상으로 카드사용시의 주의사항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회원이 신용카드를 주의 의무를 다해 사용한다면 현재 발생되고 있는 위변조의 70~80%는 예방할 수 있다.
최근 보도된 신용카드 위조 사건을 보면 범죄자가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증액해 주겠다는 꼬임에 빠져 신용카드를 복제당하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주어 신용카드 위조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품거래를 가장한 불법 현금대출, 카드대여, 무분별한 카드사용 등을 억제하고 특히 신용카드 비밀번호는 타인에게 절대 발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회원들은 카드계산시 자신의 눈 앞에서 카드가 사라지지 않도록 관리하며 '카드는 곧 현금이다'라는 인식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