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車부품·섬유 등 수출 확대 힘받는다

■ 글로벌 기업들 "한국과 손잡자"<br>품질·가격 경쟁력 우수 안정적 공급처로 부상<br>日부품만 고집하던 기업들도 러브콜 잇따라<br>만도·현대모비스등 유럽 완성차업체들과 협상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국내 기업들과 잇따라 부품개발과 공급을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부품소재 강국인 일본이 대지진의 여파로 안정적인 공급처로서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데다 우리나라와의 FTA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새로운 부품공급처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4일부터 열흘간 독일ㆍ스위스ㆍ미국 등 3개국에서 개최하는 부품소재 '글로벌 파트너십(GP)' 상담회 역시 이 같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오는 7월1일부터 한ㆍ유럽연합(EU)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유럽과 우리나라 기업들 간의 협력과 교역이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자동차 부품과 섬유업종의 경우 유럽 기업들이 FTA 발효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에 적극적인 부품공급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일본 대지진으로 유럽 등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 조달선을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한국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부품사들의 해외 진출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유럽시장 공략 움직임도 활발하다. 실제로 고급 안감을 생산하는 영도직물은 최근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0%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전체 수출의 60%가 유럽 지역에 집중돼 있는 만큼 7월부터 한ㆍEU FTA가 발효될 경우 직접적인 효과를 누릴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유럽과의 FTA가 발효될 경우 자동차 등 부품소재 업종의 약진이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유럽에 대한 부품소재 무역흑자가 지난해 57억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독일과 스위스 등 전통적인 부품소재 강국에 대해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35억달러, 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FTA 발효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풍력 등에서 원가절감 및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해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산 부품과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스위스도 그동안 고품질 이미지를 위해 일본산 핵심부품을 고집했으나 일본 대지진으로 부품공급 체계가 흔들리면서 국내 기업을 부품조달 파트너로 채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우리에게는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은 "우리 부품소재의 품질과 기술력이 이미 유럽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고 FTA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가 14일부터 유럽에서 진행하는 부품소재 '글로벌파트너십' 상담회에서 유럽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우리 측과 부품 공동개발과 아웃소싱, 그리고 공급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부품은 다음달부터 1~3%대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유럽 메이커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만도는 이미 지난 4월 폭스바겐과 2,100억원 규모의 브레이크 납품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모비스도 유럽 업체와 부품공급을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시장에 주력했던 현대위아도 유럽으로 매출선 다변화를 위해 유럽의 여러 완성차 업체들과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섬유업계도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최대 12%에 이르는 섬유제품 관세가 90% 이상 철폐돼 수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섬유제품에서 EU 지역에 대해 1억4,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하지만 최근 중국ㆍ동남아 등의 저가공세에 밀려 흑자액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이번 FTA가 수출 증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해운과 항공업계는 아직까지 FTA 발효와 관련한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전자업종도 가전의 경우 이미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한데다 반도체와 LCD 등 주요 전자부품의 경우 기존에도 무관세로 현지에 수출해왔다는 점에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다만 2차전지 등 일부 제품은 관세철폐로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지만 필립스나 오스람 등 전통적인 유럽의 조명대기업들 역시 국내에 무관세로 들어오게 돼 수출 증가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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