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8차협상 나흘째<br>'5:5 균형 맞추기' 진통…고위급회담 일정 숙의<br>美의회 "한국 섬유 우회수출 방지대책 받아내라"
| 제8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양국간 절충점을 찾기 위한‘주고받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왼쪽)와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자리를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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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시장 개방문 넓어져도 영향 적을듯
■ 한·미 FTA 8차협상 나흘째'5:5 균형 맞추기' 진통…고위급회담 일정 숙의美의회 "한국 섬유 우회수출 방지대책 받아내라"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제8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양국간 절충점을 찾기 위한‘주고받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왼쪽)와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가 자리를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종착역을 앞두고 양국간 가시적 성과가 하나씩 탄생하고 있지만 핵심쟁점에 있어서는 엄청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국이 5대5 균형 맞추기를 위해 고심을 거듭하며 진땀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쌀ㆍ쇠고기 등 농산물, 자동차, 의약품, 개성공단 등은 이달 하순 개최될 고위급 협의로 넘기고 고위급 협상의 구체적 방식과 일정을 놓고 양국이 숙의에 들어갔다.
◇핵심쟁점 진통 거듭… 고위급 협의로 넘겨져=출산을 앞둔 한미 FTA 협상은 주요 쟁점에서 막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 의회는 자동차 분야에서 강경한 요구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섬유 분야에서 자국 시장개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우리 측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당초 11일 타결하려 했던 섬유분과 협상이 결렬됐다. 우리 측 협상단 고위관계자는 "미측이 진전된 섬유관세 개방안을 내놓았지만 우리 측 기대에 못 미쳐 재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 측도 농산물 시장 보호에 강경한 입장이어서 8차 협상에서 거의 진전이 없었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 농업"이라며 "별도의 고위급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쇠고기인데 미측의 주관심이 관세(40%) 철폐보다 광우병 문제와 관련된 위생검역 완화여서 힘들다"고 덧붙였다.
양국 협상단은 8차 협상 후 고위급 협의에 쇠고기 등 농산물 시장 개방, 자동차, 의약품, 반덤핑, 개성공단, 금융 분야 일시 세이프가드, 저작권 인정기한 등의 10여개 목록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 협상단은 19~21일 농업 고위급 협상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데 이어 이달 하순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개최해 29일까지 협상을 타결짓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9일이 지나면 한미 FTA 협상의 쟁점은 없어질 것"이라며 협상 타결을 기대했다.
◇타결 분과도 속출… 뭐가 바뀌나=지난 10일 정부조달 분과 협상이 완전 타결돼 양국 중앙정부의 물품 및 서비스 개방 하한선이 현행 약 2억원(미국은 20만달러)에서 1억원(10만달러) 수준으로 낮아진다. 1억~2억원 내 정부조달 시장이 양국에 새로 개방된 것이다. 특히 우리 측은 미 정부조달 시장 입찰 및 낙찰과정에서 미국 측의 과거 실적요구를 금지하도록 하는 성과를 끌어내 별 실적이 없는 미 정부조달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미측이 주(州)정부 조달시장을 개방 대상에서 빼자고 고집, 우리 측도 지방정부와 공기업 조달시장을 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학교급식 시장의 미측 참여도 제외했으며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건설서비스 개방 하한선은 현행 수준을 유지했다. 대신, 미측 요구에 따라 BOT(건설-운영-이전) 방식 등 각종 민자유치 사업을 정부 조달시장 대상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통관분과에서 48시간 이내 통관 원칙에 합의, 대미 교역시 신속한 통관이 이뤄지게 됐다. 반면 노동 분야에서 국내법 이행이 미비할 경우 미측 노조 혹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우리 정부에 기업을 고발할 수 있는 공중의견제출제도(PC)가 도입돼 국내 기업의 노무 관리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가 밝힌 법률ㆍ회계 3단계 개방안이 FTA 협정에 명시돼 각각의 시한에 따른 이행이 불가피해졌다.
양국은 아울러 기술사와 건축사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에 이어 2~3개의 자격증을 추가로 상호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 김종훈 수석대표 "쇠고기 문제만 해결되면 타 분야선 유연성 발휘될것"
"미국이 원하는 것의 핵심은 쇠고기다."
김종훈(사진) 한미 FTA 우리 측 수석대표는 11일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미국이 광우병이 없었을 때 전체 농산물 수출 27억~28억달러의 3분의1이 쇠고기였다"며 "쇠고기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부분에서는 유연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농업과 섬유협상이 연계될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직접적인 연결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서비스시장 개방과 관련해 "미측 요구 중 법률ㆍ회계ㆍ택배ㆍ방송ㆍ통신 등 10여개 정도가 남았다" 며 "법률ㆍ회계는 현재 우리 측이 추진하고 있는 3단계 개방안이 적용되고 나머지 분야는 현행 제도가 유지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기술사와 건축사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에 합의했는데 앞으로 4~5개의 자격이 더 인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해진 시간 내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의욕을 보인 김 대표는 남은 협상 일정과 관련 "이달 29일까지 협상을 마치고 미측이 오는 30일 협상결과를 의회에 제출하면 2~3주 후 협정문 공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3/11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