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8,000만개 이상 수입되는 중국산 망간건전지에서 수은ㆍ납ㆍ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자원순환사회연대(쓰시협)는 14일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과 함께 한국ㆍ중국ㆍ싱가포르ㆍ태국 등 국내에서 유통 중인 10종의 망간 및 알카라인 건전지의 중금속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중국산 건전지 6종 모두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산 및 태국ㆍ싱가포르 제품의 납 함유량은 1~4ppm에 그쳤지만 중국산의 함유량은 520~1,140ppm에 달했다.
대표적인 중금속인 수은은 중국산 제품 1종에서 국내 기준치(1ppm)의 2배인 2ppm이 검출됐다. 또 장기 노출돼 중독될 경우 뼈와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카드뮴도 한국ㆍ싱가포르ㆍ태국산 제품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지만 중국산에서는 2~120ppm이 검출됐다.
국내 법상 건전지의 카드뮴 함유량 기준치는 10ppm이지만 국내 수입 허가를 마친 중국산 제품에서도 기준치의 12배인 120ppm의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최형기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생활복지표준과장은 “건전지의 경우 안전검사를 통과한 뒤 수입업자가 다른 제품을 들여오더라도 통관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납 함유량이 높은 망간 건전지 수입은 지난 9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산의 수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99년 0.2%에 불과했던 중국산의 수입 망간 건전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2.7%로 급증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건전지로 인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지경이지만 국내의 사전ㆍ사후 관리 시스템이 제도로 가동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건전지의 납 함유량 기준치를 조속히 마련하고 망간 및 알카라인 건전지에 대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