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기자의 눈/8월 25일] 영업이익률 0.3%의 비밀
서동철 기자(성장기업부) sdchaos@sed.co.kr
LCD용 백라잇유닛(BLU)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요즘 신문에서 LCD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곤 한다.
다들 LCD TV시장이 호황이라고 부러워하지만 LCD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만 즐거울 뿐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은 그 혜택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몇 BLU 생산업체의 재무제표만 들여다봐도 이 같은 얘기가 단지 엄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 업체의 지난 2ㆍ4분기 매출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영업이익률은 0.3~0.7%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과 거래하는 모기업이 같은 기간 2.9%의 이익률을 올린 것이나 국내 제조업의 평균수준을 따져봐도 한참 뒤처지는 실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자신들의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가인하 압력을 행사하는 바람에 손해만 안 보는 수준으로 납품가격을 조정한 듯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모기업의 눈치 때문인지 단가인하 얘기만 나오면 한결같이 손사레를 치고 있다.
BLU의 제조과정상 단순조립이 많기 때문에 신기술을 보유한 업체처럼 높은 이익을 보장하기 쉽지 않다거나 단가를 낮추라고 무리한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는 얘기도 그리 허튼 말은 아닐 듯하다. 하지만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협력업체가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이익률에 머무르는 것은 모기업과 협력업체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대변하는 듯하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기업과 거래하면 매출은 커질지 모르지만 이익률이 낮아 새로운 아이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며 "결국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 해외기업과는 거래해도 국내 대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ㆍ중소기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상생협력 지원을 위해 투자한 금액은 약 6조2,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가량 늘어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BLU업체들의 실적에서 드러나듯 이익목표를 맞추기 위한 단가인하 압력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상생협력은 앞으로도 ‘구호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